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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가고 싶은 길, 또는 앞길이 궁금한 일에 대해 먼저 가본 누군가가 남겨준 기록은 정말이지 많은 도움을 준다.(책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막막할 때, 헷갈릴 때, 자기 확신을 얻고 싶을 때 가끔 꺼내서 읽기로 했다. 영상 번역가의 고충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출판 번역과 영상 번역의 차이, 그리고 영상 번역 안에서도 더빙/자막의 구분까지 다양했다. 시청자의 눈과 지식은 나날이 높아지고 모든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번역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타깃을 누구로 정하느냐에 따라서 단어 사용이 달라지는 점도 신기했다. 언제부터인가 경계하고 있는 태도 중에 남이 한 일에 대하여 쉽게 평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판단하기는 쉽다. 막상 내가 해보면..

p49 "지금은 내가 매일 망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것은 전혀 이상하지도, 슬프지도 않다. 망해 봐야 아는 게 인생이고 사랑이니까." - 중- --> 칼럼가가 을 보고 쓴 마지막 마디라는데, 왜 이런 글을 썼을까? 조만간 다시 봐야겠다, 티엔미미~ p63: 번역가 신노을님의 100일 공부법 1단계. 한국어 실력 다지기: 신문기사 요약하기 2단계.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독서: , by 위화 3단계. 시사 중국어 공부하기: '문장 통째로 외우기' 꾸준히 지속 4단계. 문학적 감성 보충하기: 중국 문예잡지 또는 드라마 명대사 활용 5단계. 시역하듯 번역해 보기: 중국어 칼럼과 한국어 칼럼을 번갈아 가며 시역(시역: 눈으로 텍스트를 보면서 입으로 해석하는 것, 순발력을 기르기 위한 공부법) p71..

책 표지가 예뻤다. 친구의 다이어리에서 발견하고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반납을 하루 앞두고 읽기 시작했는데 빨려들어가듯이 자리에 붙어서 읽었다. 총 8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이 되어있다. 소설인지 현실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았다. 인물들은 다채로웠고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에 대한 묘사가 "이런게 바로 소설이구나" 싶었다. 시간의 궤적에는 "나" "언니" "브리스"가 나온다. 나와 언니의 사이는 오르막길, 정상, 내리막길을 걷는다. 서로 잘맞다고 생각했던 부분에 틈이 생기고, 상황이 변하면서 관계도 변한다. 지금은 연락하고 있지 않지만 한때 많이 친했던 친구가 생각났다. 어째서 관계는 영원히 유지될 수 없는걸까. 영원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평생이 아니기에 현재의 상황에 더 충실하게 되었다. 지금 ..

작년 크리스마스에 친구들과 교환할 선물을 사다가 눈에 띄어서 함께 구매한 책. 인스타그램에서 언급하는 걸 몇번 보고서 궁금증이 생겼던 터라 겸사겸사! 황선우 작가가 20년 넘는 시간동안 일을 하면서 마주한 삶의 이야기이다. 그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여성,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시각이 확장된 느낌이다. 결혼이라는 제도도, 가족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서도, 무심하게 지나쳐온 성에 대한, 가족에 대한 무차별적 구분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책은 읽을수록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모르면 배우면 된다지만 무식한 사람이고 싶지 않다. p30 완벽주의 성향을 지닌 사람들에게 대체로 과정은 피곤하며 결과는 불만족스럽다. --> 완벽과는 거리가 멀면서 기준이 높아서 가끔은 말도 안되게 버거운 현실에 나를 놓기도 했던 ..

그럴 때가 있다. 평소에는 관심도 신경도 없던 것에 눈길이 가고 반복적으로 내 앞에 나타날 때. 구독하는 유투버가 디어 마이 프렌즈를 인생 드라마라고 언급했다. 그냥 그렇게 한겹 쌓였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고르고 있는데 눈 앞에 이 책이 보였다. '노희경 작가의 책이었네.' 한권 빼내서 읽었더니 전개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두권 모두 빌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사실 선입견이 컸다. 분명 슬플거라고, 그래서 눈물이 펑펑 날 것 같아서 안보고 싶은 드라마였다. 그런데 노희경 작가의 이름을 보고 호감이 생겼다. 그녀가 쓴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송혜교와 현빈을 좋아했다. 전체 드라마를 챙겨보지는 않았지만, 송혜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의 여배우였고 그의 연기 스타일을 한참 좋아했었으니까. 소설은 거침..
동화책은 크게 손이 가는 분야는 아니다. 보통은 빠르게 훑거나 대충 읽는다. 왜냐면 안다고 생각하니까. 현대의 시각으로 다시 읽은 전래동화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였다. 이렇게나 편견이 심하고, 차별이 가득한 이야기였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이야기, 선녀와 나무꾼, 우렁각시 등등 --> 서동이 선화공주를 꾀어내려고 지은 노래부터 그의 잘못이 보인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선화 공주의 인생을 망쳤다. 그리고 아버지인 임금은 그의 딸을 믿지 않고 귀양을 보낸다. 귀양을 가다가 서동이 나타나고 어찌저찌해서 둘은 부부가 되고, 서동은 왕의 자리에 오른다. (...엥? 다시 읽으니 화가나네) --> 나무꾼도 겁도 없이 옷을 훔치다니. 범죄자라고 부르진 못할 망정, 하늘나라로 올라간 선녀가 매정..

잔잔한 분위기에서 한 번 봐야지 생각했던 영화. 줄거리를 책에서 언뜻 봤었지만 몇 달 지났다고 기억이 나지 않네, 차분한 영화를 집중해서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어쨌든 시작. 어쩌면 여행객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던 몇 장면. 아침에 일어났는데 누군가 깨운다. ---> 사쿠라처럼 앉아 있으면 너무 부담스러울 것 같아... 모르는 사람과 밥을 같이 먹는다. ---> 체할 지도.... 언제까지 있을 거냐는 물음에 대한 답 질릴 때까지 (누군가 나에게 언제까지 목포에 있을거냐 물으면 한 번 "질릴 때까지"라고 답해볼까) 팥을 만들면서 사쿠라씨가 한 말 조급해하지 않으면 언젠가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언젠간 다 (이뤄질거야/할 수 있을거야) 유지가 그려준 지도에 있던 말 왠지 불안해지는 지점에..

넷플릭스 메인에 크게 광고하는 중화권 드라마는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내가 못 봤을수도 있지만) 파트1이고 8부작이라 이틀동안 금방 봤다. 드라마의 매력은 뻔해도 재밌는 거 아닐까? 화등초상은 히카리라는 일식 주점에서 근무하는 주인공과 주변 이야기들로 첫 화면은 누군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파트1이 끝날 무렵 피해자가 밝혀진다. 치정으로 얽혀있는 내용이 큰 줄기다. 로즈(임심여)는 장한이라는 남자와 연인 관계였는데, 성향상 누군가와 오랜시간 함께 하지 못하는 병이 있는(바람둥이) 장한에게 이별을 당한다. (장한 역할로 나온 배우는 다른 영화에서 몇 번 본 것 같은데 왜이리 연기가 어색한지 모르겠다. 대만-영국 혼혈, 나쁜남자 역할이라 정이 안갔다.) 거의 일방적으로 이별을 당했으니 당연히 힘들어..

휴대폰에 메모해 놓은 것들 중 30% 정도는 왜 적었는지 기억이 나지만 나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요가"도 분명 어딘가 끌려서 적어놓은 것일 텐데 도서관에 들러서 책 구경을 하다 딱 꽂혀 있길래 빌려봤다. 또 표지에 써있는 "흐름에 몸을 맡기며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것" 글귀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유독 올해, 그리고 목포에 내려와서 아무튼 시리즈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아무튼, 요가"는 "아무튼, 장국영", "아무튼, 달리기" 이후로 내가 읽은 세 번째의 아무튼 시리즈다. 세 곳의 출판사별 특징까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시리즈임에도 느낌이 다 달라서 은근히 읽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의 처음 몇 챕터를 읽는동안은 '이 정도는 되야지 아무튼 시리즈를 쓰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그 전에 읽었..

책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를 통해서 알게된 한수희 작가님의 또 다른 책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이 책 역시 기록하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중간에 표시를 하고 메모를 하면서 주의를 분산시키기 싫어서 그냥 술술 읽히는대로 읽기만 했다. 앞서 읽었던 책처럼 편안했고, 술술 읽혔고, 공감이 많이 갔다.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다 좋은 말이었다. 특히 프롤로그에 있던 글귀와 요즘 나의 삶에 닮은 구석이 있어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내 욕심이 아니구라나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작가, 시시콜콜한 일들로 하루를 채워가는 작가 또는 우리) 하지만 가끔은 이런 의심이 들 때도 있다. 시시콜콜함에서의 집착은 어쩌면 퇴행이 아닐까. 어른이라면, 진짜 어른이라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