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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인스타그램에 하나둘씩 올라오는 스토리로 처음 접했던 책. 구매 시점은 작년 월말정산 때였는데(그러니 이미 몇 개월이 흘렀다) 중간 지점에서 멈춰 있다가 2월의 독서 모임 책으로 선정하여 드디어 완독! 공감가는 지점을 나열해보자면, p78. 언어 습관이 조직의 운명을 바꾼다 -> 언어에는 바뀐 세계의 질서가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직원은 구성원으로, 채용은 영입으로 표현하는 것은 조직이 더 수평적인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새로운 규칙을 마주할 때마다 표현의 현행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전에 썼어도 지금은 쓰지 않은 구식의 단어들이 많다. 이건 계속 공부해야하고 깨달아야하는 부분,, p154. 근원적 회의, 자기 결정권 -> 내 삶의 의사 결정을 내가 하지 않았다는 정서가 깔려..

https://brunch.co.kr/@alzosendlt/29 날렵하고 민첩한 할머니 나이를 잊고 살면서 30대가 된 나를 인정한지도 얼마 안 됐으면서 날렵하고 민첩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주말 아침 눈이 떠지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유달산에 자주 오른다. 파 brunch.co.kr
*제일:여럿 가운데서 첫째가는 것(표준국어대사전 기준) 제일 친한 한 명을 떠올리는 것이 예전엔 쉽고 당연했다. 단짝, 절친, 소울메이트 등의 다들 한 명씩은 있는 그런 존재.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날, 초급 교재 속 예문에는 단어 '이름'을 활용한 질문이 여럿 있었고 우린 서로 묻고 답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어머니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키우는 반려견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 그리고 이어진 질문, 제일 친한 친구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내 대답은 '없어요'. 있었다, 한때는. 단짝이라 부를만한 유일한 사람이 있었고 특별한 존재였다. 다만 내가 속한 집단에 따라 딸, 직원, 친구 등으로 지위가 변하듯 그 존재 역시 여러 번 변했고 지금은 없을 뿐이다. 없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면 경험으로 쌓인 ..
오늘 난 처음으로 우리가 엇갈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어떤 마음으로 그 이야기를 했나요? 나는 조금 두렵습니다 당신이 스쳐가는 바람일까봐서요 혹시 당신도 겁이 났나요? 우리는 솔직한 모습이 참 닮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x4rrDfIM4Q4 음 창가에 앉아서 상상을 해 우리의 만약에 대해서 말야 하지만 나는 알아 결국엔 같은 선택을 할 거란 걸 사람의 본성은 사실, 사실 안 변해 10년 전, 5년 전 돌아가도 똑같아 그리고 지금도 그래 같은 선택을 하게 될 거야 음 침대에 누워서 회상을 해 내가 했던 선택에 대해서 말야 기회를 줬다면 달라졌을까 넌 어땠을까 하지만 난 알고있어 결국 같은 걸, 같은 걸 선택할 나에 나에 대해서 과거, 현재, 미래의 나는 결국 같은 걸 고를 거야 6회 차 주제는 노래를 듣고 생각나는 가사 쓰기. 듣자마자 생각난 건 펑펑 눈 내리는 풍경이었다. 겨울의 추억을 회상하다 과거 스쳐간 이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내가 곱씹었던 ..

영화에서만 보던 풍경이 내 앞에 있다. 신발 모양으로 생긴 이탈리아에서 발뒤꿈치 부분에 위치한 풀리아주, 내가 있는 곳이다. 얼마 만에 온 해외여행인지.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지만 어쩌면 시차 적응 중이라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본격적인 여행의 첫날인 오늘은 피곤한 것도 모르고 들떠서 쉴 새 없이 돌아다녔다. 이번 여행은 숙소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 지금 묵는 마세리아 나르두치(Masseria Narducci)가 그 시작이다. 화이트 톤의 깔끔한 방, 시골 농장 분위기의 야외 조식 장소, 쾌적한 수영장과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교통편도 좋아서 방문 예정인 폴리냐노 아 마레, 스머프 마을같은 알베르벨로, 오스투니가 모두 가깝다. 올해 초만 해도 이탈리아 여행을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가고 싶은 해외여행지가 ..
10월 17일(월) 바람이 엄청 분다. 주말에 계속 외출을 해서 오늘은 일 끝나고 집에 콕 박혀있었다. 어제 장 본 것들이 도착해서 정리를 하고, 저녁으로는는 무생채와 된장찌개를 만들었다. 가을 무는 달다는데 왜 내가 사면 이리도 쓴 걸까? 그래도 설탕과 소금에 절이니 좀 낫다. 반가워, 당분간 든든히 내 밥상을 책임질 무야. 10월 18일(화) 어제도 오늘도 계속 김장훈 노래를 듣고 있다. 그가 지난 주말에 열린 항구 축제에 공연하러 왔고, 집에 가다 들은 ‘난 남자다’에 반가웠다. 노래에 얽힌 추억은 없지만 과거엔 이 노래를 알았고 꽤나 유명했다. 유튜브에서 딩고 뮤직을 보다가 새로이 알게된 명곡을 추천한다. ‘허니’(지금 최애), ‘소나기’, ‘혼잣말’ 10월 19일(수) 일터의 회식에 초대받았다...
기억나? 작년에 종종 ‘철들지 않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했었잖아. 계속 어린 상태이고 싶다고. 얼마 전에 가수 결의 공연을 갔다 와서 좋은 노래를 몇 개 더 알게 됐어. 그중에 ‘성장’이라는 키워드의 노래를 들으니 너한테 편지가 쓰고싶더라고. 살아있는 동안은 변화와 성장, 그리고 안정을 계속 왔다갔다하지 않을까 싶어. 서로 다르지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지 않아? 안정된 일상이 좋다가도 변화를 원하고, 그럼 결국 성장과도 연결되기도 하니깐. 점점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너무 빠르게 흐르더라. 작년 이맘 때의 내가 보냈던 시간, 하던 일과 올해가 다르듯이 나의 5년 뒤, 10년 뒤의 모습이 궁금해졌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본지 오래됐기도 하고 말이야. 2016년 겨울 라섹 수술 전에 친구랑 카..
첫 회사는 두 번째 전공인 중어중문학을 살려서 입사했다. 하지만 첫 업무를 끝으로 더 이상 중국어를 사용할 일은 없었다. 국제회의를 운영하고 기획하는 회사였기에 외국어가 메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불만족스러운 게 많은 곳이었지만 장장 5년을 다녔다. 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연차가 쌓이며 환경도 편해졌기 때문이다. 동시에 점점 도태되는 것 같아서 겁도 났다. 모르는 게 여전히 많은데 후배는 늘고, 책임은 커지는데 난 제자리인 느낌이랄까. 결국 오랜 고민 끝에 퇴사를 했다. 코로나 때문에 타의로 일을 쉬는 마당에 자의로 회사를 그만둔 나를 보며 주변의 걱정과 의문의 시선을 받았지만 나는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었다. 퇴사 후 휴식을 위해 찾은 곳은 서울에서 기차로 2시간 반 떨어진 항구 마을 목포였다. 그곳에서..

잠결에 눈을 뜨니 내가 아끼는 잠옷이 보인다. 누가 저 옷을 입고 있는 거야? 머리는 왜 이렇게 무거운 거지. 누가 손을 올려놓은 것 같은데... 목마르니까 물부터 마셔야겠다. 그런데 바닥이 왜 이렇게 가깝지? 아니, 내 발은 왜 이래? 거울 속 나는 사람이 아니라 반려견인 포포의 모습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길 수가 있지? 이건 꿈일 거야. 아무래도 조금 더 자야겠다. 그런데 잠은 오지 않고 정신은 너무 말짱하다. 그렇다면 다시 생각을 해 보자. 나는 분명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굉장히 집중해서 일하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목이 뻐근해서 스트레칭을 했고, 옆에서 편하게 자는 포포를 봤다. 그 모습이 너무 여유로워 보여 잠시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