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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날씨는 아직 쌀쌀하지만 바깥 풍경은 이미 초록색으로 가득 차있어서, 여름 냄새가 맡고 싶어서 고른 드라마. 총 2회의 단편 드라마라 목포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모두 시청했다. 서른일곱 라디오 작가의 과거의 연애와 현재의 상황을 다룬 단막극이다. 초반에 나온 소개팅 장면에서 상대방 남성의 무례한 언행과, 25살 같은 팀 후배의 생각 없이 내뱉는 말이 조금 거슬렸고 주인공과 연애 및 썸을 탄 남자가 총 4명이라 회상 장면이 반복될 때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현실을 반영한 내용과 대사가 좋았다. 일부는 공감하며 보고 결말은 조금 씁쓸했다. 한여름이 달리기 시합에서 선두로 달리며 과거의 즐거웠던 연애의 순간을 회상한다. 일등 할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넘어진다. 해준아, 난..

총 46화인 경여년을 다 봤다. 장편인 만큼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이 드라마 역시 탄탄한 줄거리와 배우들의 연기 덕분인지 인기가 정말 많다. 초반 아역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큰 감흥 없이 보다가 30화 넘어서는 이야기들이 풀리면서 정말 흥미진진했다. 연결된 인물들, 넓은 세계관과 실마리가 풀리면서 큰 시너지를 낸다.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주인공 '범한'이 100수가 넘는 시를 읊는 장면. 연기력에 정말 감탄! 극에서 술 엄청 마시고 머릿속에 있다는 시를 줄줄 외우는데, 연회가 끝나고 주인공은 정신을 차리고 계획했던 일을 하러 황궁으로 들어간다. 정신력도 의지도 대단한 사람. 사실 장약윤을 보면서 예전 동료의 얼굴이 떠올라서 가끔 몰입에 방해가 됐다. ㅠㅠ 멋있음은 다른데 얼굴이 ..

술배는 따로 있다(p65~) 크루즈 여행에 대한 로망은 딱히 없었는데 바다 한가운데에 갇혀서 적당히 맛있고 적당히 맛없는 음식과 함께 마음껏 마시고 먹고 자고 마시고 게임 하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는 생활을 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작가가 말한 엔진이 만들어내는 술병안에서 술이 흔들리는 소리도 듣고~ 술이 인생을 바꾼 순간(p75~) 무엇을 유머의 소재로 고르는지 혹은 고르지 않는지, 그걸 그려내는 방식의 기저에 깔린 정서가 무엇인지는 많은 것을 말해주니까 냉장고 문을 닫는 순간 몇 시간 후 시원한 술을 마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듯이, 신나서 술잔에 술을 따르는 순간 다음 날 숙취로 머리가 지끈지끈할 가능성이 열리듯이, 문을 닫으면 저편 어딘가의 다른 문이 항상 열린다. 완전히 '닫는다'는 인생에 잘 ..

대만 영화도 조금 쌩뚱맞은 부분이 있다. 아마도 대만 감성의 코미디겠지. 판타지가 섞인 로맨스 물이다. 주인공은 1초 빠른 여자와 1초 느린 남자.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어린 시절의 인연', 몇 년 동안 A 주인공은 나머지 B 주인공을 잘 기억하고 무엇인가를 실행한다. 그리고 B가 상대방의 진심과 행동을 발견하고 나면 그들의 사랑은 이루진다. 이 배경에는 '사라진 하루'가 있고 '추가된 하루'가 있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아버지의 역할은 잘 모르겠다.) 그냥 잔잔하게 보다가 마지막에 우체국에서 두 주인공이 재회했을 때는 조금 울컥했다. 여주인공이 연기를 잘했나 봐. 你要好好爱自己 因为没有人爱你 로 시작해서你要好好爱自己 因为有人爱着你로 끝나서 좋았다. (밤에 보다가 졸려서 다음 날까지 나눠..

가볍게 읽힐 줄 알았는데 모르는 단어도 많이 발견하고 국어 공부도 하고 싶게 만든 유익한 책. '말은 인격이다' '공감 능력의 중요성' 생소하고 재미있는 단어들이 많아서 몇 개 추려봤다. 특히 '될뻔댁'과 '겉볼안' 같은 단어는 요즘 말이라고 해도 믿겠다. 그리고 독서 커뮤니티 모임인 '트레바리(영어)'의 우리 말 뜻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재밌다~ 1. 제사날로 (부사) 남이 시키지 않은, 저 혼자의 생각으로 예) 10년 전에 책 읽기 힘들다던 친구는 서서히 책 읽기를 포기하고 있고, 내가 제사날로 찾은 원인은 이러했다. 2. 자그럽다 철판 긁는 때처럼 신경을 굉장히 자극하는 마찰음 3. 샅 두 다리의 사이를 가리키나 두 물건의 틈을 일컫기도 함 예) 발샅, 손샅, 사타구니(두 다리 사이를..

이 영화를 처음 본 건 몇 년 전이었다. 주동우 배우의 연기를 좋아해서 봤을거다. 그런데 처음 보는 영화같이 새로웠다. 이미 봤던 영화라 항상 영화를 고를 때 내 선택지에는 없었는데 다시 본 이유는 순전히 과제 때문이다. 완성본이 너무 궁금해서 과제를 마치자마자 바로 봤다. 자연스럽게 아쉬운 부분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우선 영화를 끝까지 봤다면 중간의 오토바이 신에서 '라짜보' 물음표를 두지 않았을 것이다. 또 '沟'를 번역이 아니라 해석한 것도 아쉬웠다. 오역이 꽤나 많다. 스파팅-타임은 더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고. 걸음마 수준이라 부담은 가지지 않지만, 과제였지만, 만약 돈을 받고 했던 결과물이라 생각하면 아찔하다. 예전에는 보고 나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줄거리도 기억이 ..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불꽃을 일으켜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합니다. P. 125 티타가 만드는 음식을 나도 먹고 싶다. 특히 12월의 '칠레고추' 요리! 페드로와 티타를 불꽃으로 만들어버린 음식. 그리고 헤르트루디스가 좋아하는 '크림 튀김'도! '11월'을 읽으면서 티타가 어떤 선택을 했을지 궁금했다. 정신 vs 육체, 이성 vs 감성. 결혼식은 티타와 존도 티타와 페드로도 아닌 자녀들의 몫이었다. 이십 년을 넘게 돌고 돌아서 티타와 페드로가 이어지긴 했다. 막장과 판타지가 섞였지. 존은 보살이다. 도를 닦은 사람 일지도. 티타에게 사랑을 맹세했던 페드로는 마마 엘레나의 반대에 부딪힌다. 여기서부터 꼬여버린 거지. 그렇다고 하더라도 티타 옆에 있을 방법으로 언니인 로사우라와 결..

총 40화 분량의 투라대륙 시즌1도 완료! 항상 드라마 한 편 다 보고나면 조금 허전한 느낌~ 볼 게 여전히 많은데 왜 그럴까? ㅋㅋㅋ 14화를 넘기고 서서히 재미가 붙었다. 그전까지는 계속 가야하나 고민했었으니깐. 성장 스토리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당삼과 사란객 학생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내가 다 뿌듯했다.(복장의 변화도 당삼의 성장에 영향을 받았다는 인터뷰도 재밌었다. 특별히 의식하지 못했었는데!) 주인공 당삼은 어려움을 정면으로 맞서면서 자기 편을 만들어 나간다. 또 주변 사람도 잘 챙기고 올바르며 논리적이고 똑똑하기까지 하다. 정말이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 권선징악을 당연하게 알던 때(또 한창 성장 드라마가 많던 시기가 있었다)는 즐겨봤던 성장 드라마는 어느 순간부터 재미가 없었다. ..

책을 60%정도 읽고 40%가 남았지만 이제는 반납을 해야하는 시기가 왔기에, 표시해 둔 부분을 위주로 발췌를 하고 내 생각을 조금 보태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가끔 보면 그때의 나는 왜 이 단락을 다시 보고 싶었을까 하는 페이지가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고는 '맞다 그랬지~' 라고 이유를 찾기도 하지만 '이건 도대체 왜지?'라며 절대 찾지 못할 때도 간혹 있다. 그래서 결국은 기록을 남길 때 그 부분을 다시 읽으며 선택된 부분만 남긴다. P34-35 나는 어느 쪽이냐 하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혼자 있는 것을 별로 고통스럽게 여기지 않는 성격이다. 매일 1시간이나 2시간, 아무하고도 말하지 않고 혼자 달리고 있어도, 4시간이나 5시간을 혼자 책..

열 개의 단어로 말하는 중국. 급격히 성장했지만 그 때문에 균일하게 발전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말한다. 문화대혁명을 겪은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당시 상황이 너무 잔인하게 느껴져서 가끔은 소설 같기도 했다. 10가지의 주제 중에 "산채"와 "홀유" 부분이 제일 재밌었다. 그런데 중국어를 십 년간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듣는 단어였다. 책 내용 발췌, [차이] p194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은 모든 것을 순간적으로 바꾸어버렸다. 우리는 멀리뛰기 경기라도 하듯 물질이 극단적으로 결핍된 시대에서 낭비가 넘치는 시대로, 정치 지상의 시대에서 금전 제일의 시대로, 본능이 억압된 시대에서 욕망이 넘쳐나는 시대로 건너뛰었다. 이 30년이란 세월이 몸을 한 번 웅크렸다가 도약하는 시간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