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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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2023-2024 목포

1월 셋째 주의 일상(설날)

Jay 2023. 1. 25.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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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6일(월)

주말은 원래 쉬는 날이니 평일인 오늘이 다시 정식 백수 1일 차다. 일찍 일어나던 습관 덕에 눈은 평소처럼 떠졌다. 가볍게 아침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나나가 주고 간 해남 고구마빵으로 더욱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이웃에게 받은 섬초(시금치)를 무치고 찌개를 만들어서 이른 점심을 먹고 하당으로 출발. 버스는 시간이 안 맞고 날도 추워서 결국 택시를 타게 된다. 버스 파업은 언제 끝날까.

시간이 뜨면 결국 스타벅스를 찾게 된다. 작업하기 제일 좋아.

저녁은 빵 공장의 친구들과 처음이자 마지막일 듯한 송별회를 했다. 그래도 같이 밥 먹자고 해줘서 고마운 아이들. 각자의 고충을 얘기하고 공감하며 유쾌하게 마무리지었다. 같은 일을 하는 이들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1월 17일(화)

친구와 그의 남자친구까지 얼떨결에 함께 밥을 먹었다. 

힘내렴 친구야.

직장의 조건에서 일, 사람, 돈 중에 2개 이상 맞지 않으면 다니지 말라고 했는데 쉬운 문제는 아니다. 내 만족의 기준을 잘 모르겠기도 하고... 적당히 만족하면 안 힘든데 그게 아니라면 고통스럽다. 그걸 알아서 날 속이며 만족하는 척을 하는 건지 정말 상관이 없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만족의 기준은 개인이 정할 일이고 비교하는 순간 불행해지니깐. 위를 보며 살지 아래를 보며 살진 않았으니까. 사회가 말하는 평균이 내 평균인 줄 알았는데 그건 세뇌였고. 중심이 없다면 다수가 말하는 평균에 많이 흔들리는 거다. 그래서 환경도 사람도 차단하게 되는데 결국 남는 건 내가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나 환경이겠지. 귀 막고 눈 감기? 세계가 좁아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괜찮은데 좁은 게 싫어질 때 나가면 되는 거다. 물론 그 과정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힘들어지겠지? 그래도 쓸데없이 미리 걱정하고 싶지는 않다.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고 난 그냥 현재를 살아야지.

 

사색하기 좋은 곳. 편백나무가 멋진 곳. 유달산.

 

이번 명절엔 집을 꽤나 오래 비우기 때문에 냉장고 속 야채를 정리했다. 

무절임을 만들고 양파도 손질해서 보관. 인터넷에 정보를 공유해준 살림꾼들에게 박수를...

오늘은 스페인어 모임 첫 날! 우리 집에 모여서 함께 이동했다. 

하나도 모르겠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늘겠지. 유쾌하고 재밌는 시간ㅎㅎㅎ 모임을 제안한 세용에게 박수를.

Es divertida pero dificil

 

1월 18일(수)

간단한 아침을 먹었다. 일 안 간다고 아침에 이렇게 배가 고플 일인지. 오후 약속과 서울 일정을 위해 부지런을 떨었다. 

두 번째 스콘, 성공적! 

계획하는 걸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지만 일정을 알아서 척척 준비하는 상대방과 함께하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지. 계획적인 목포 토박이와 반나절을 보냈다. 섬세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경험, 태생적 성격? 매너, 센스, 나름의 연륜. 

화장실이 예쁘네.

구름도.

아님 그 속의 해가 예뻤을까.

 

1월 19일(목)

산책 가자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아이.

입사 동기 시은이를 만났다. 먹고 얘기하고 걷고 먹고 걷고. 첫째인 친구들 특유의 편안함이 있다. K-장녀 ㅋㅋㅋ

빛초롱 축제. 

 

1월 20일(금)

그래~ 나가자 네찌야.

너무 귀여운 킨더 초콜렛 하마 버전. 넌 어렸을 때 에그몽도 정말 좋아했는데 기억하니?

작년에 구매해 둔 이집트 미라전을 보러 예술의 전당에 왔다.

내용을 잘 몰라서 어렵기도 했지만 재밌는 전시였다. 인기가 많아서 5시가 넘는 평일의 시간인데도 20-30분 대기를 했다. 메인은 마지막에 있는 미라지만 앞에서도 볼 내용이 엄청 많아서 2시간이 걸렸다. 조금 더 여유롭게 봤으면 더 걸렸을지도! 애니메이션으로 설명해주는 부분이 유쾌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웠다. 관의 변천사, 신 탄생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았고 사진 촬영이 가능한 전시다.

목관도 손을 그렸다가 점차 안 그리는 방식으로 변화했다고~

진짜 미라. 

전자 화면을 클릭하면 절단면도 볼 수 있고 미라의 개별 특징도 알려준다. 신기한 고고학.

그리고 너무 맛있던 마라탕. 시장이 반찬이긴 했지만 분명히 맛집이었다.

 

1월 21일(토)

설의 시작은 전이지~ 이번엔 표고버섯 전이 특히나 맛있었다. 정말 고기 먹는 느낌이랄까. 

명절 전날은 전 부치며 하나씩 집어 먹다가 배 꺼질 틈이 없는 그런 날이다.

노릇노릇~

잘 부쳐진 전 먼저 제사용으로 빼두고.

집으로 돌아와서 미이라 시리즈를 보다가 잤다. 아낙수나문, 이모텝은 레전드. 

 

1월 22일(일)

명절엔 윷놀이. 역전이 난무해서 재밌었다. 사촌 동생 약 올리던 재미로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 아이는 벌써 고등학생이 된다. 발육이 왕성한 시기라 볼 때마다 살이 빠지거나 키가 큰다. 그리고 여전한 승부욕으로 홀로 작은방에서 화를 삭이지... 

우리 팀은 두번째에서 패했다. 

한바탕 놀면 잠시 집을 나와 카페로 피신한다. 좁은 공간에 사람이 너무 많으니깐. 어른들과 우린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합류한다. 작은집이 돌아가면 다시 2,3,4차전 시작.

모전자전과 부전여전.

봐도 잘 모르겠는 화투... 열심히 기록하는 고 선생.

둘째네까지 합류해서 한바탕 먹고 떠들면 집에 갈 시간이다. 매년 같은 것 같아도 조금씩 변해가는 설 모습, 사람들. 이 시간이 결코 길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소중히 여고 싶다. 내가 하는 건 없지만...

건강이 최고입니다.

 

1월 23일(월)

정말 오랜만에 가는 스키장. 기다림은 설렘이었다... 당일 치기 일정이라 아침 7시 30분에 서둘러 출발했는데 밥 먹고, 렌탈하고 옷까지 입으니 12시가 되어서야 스키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필 월요일로 넘어가는 날이라 심야 스키가 없어서 낮에 타러 왔는데 연휴라서 사람이 꽤 많았다. 낮엔 고글을 써야하지만 밝아서 좋다.

장비를 빌리러 개인 샵에 들렀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겁 먹고 바로 비발디파크로 갔다. 장비를 여기서 안 빌려서 얼마나 다행인지,,, 들고 가느라 힘들뻔. 갓길에 겨우 차를 대고 리프트권 사고, 고글도 사고, 옷 빌리고 옷 입고 타기 전부터 꽤나 소모가 심했지만 과정도 재밌었다. 익숙한 듯 오랜만에 겪는 느낌이라 그랬나. 장소가 주는 설렘도 있고 편한 친구와 함께기도 하고... 내가 목포에 있는데도 작년에 꽤 만났다. 서울, 목포, 제주에서. 내 유일한 중학교 친구, 올해도 종종 만납시당.

뜨는 해를 보면서 갔다
산이 많아 좋은 동네

최근 먹은 음식 중에 최고로 맛없던 순댓국ㅎㅎㅎ

꺄 >_<

초급-초급-중급

커피 수혈, 약간의 차 막힘과 단백질 보충으로 마무리.

 

1월 24일(화)

흔치 않은 날이다. 기차를 놓치다니... 용산역은 서울역보단 할 게 많은데 하필 아침이라 갈 곳도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 커피 한 잔 마시고 멍 때리고, 이런저런 생각하다, 사람 구경 비둘이 구경하니까 금세 기차 시간이 됐다. 

정읍까지 멀쩡하던 날씨가 광주로 향하니 눈보라 치기 시작했다. 바람도 많이 불고 눈도 내리는 목포 도착. 

그리고 두 번째 스페인어 모임까지 끝.

길게 서울을 다녀온 게 오랜만인데도, 며칠을 함께 자다가 다시 혼자 잠들어야 하는데도 익숙한 공간. 사람은 적응의 동물. 

 

오늘 밤 자장가. 깊은 잠을 자도록.

https://www.youtube.com/watch?v=93URuhEkf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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