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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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2023-2024 목포

1월 넷째 주의 일상

Jay 2023. 1. 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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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일(수)

눈이 많이 온다. 차도 잘 안 다니고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도 적다. 

온종일 집에 박혀서 (겨우겨우)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게임을 하면서 뒹굴뒹굴 베짱이 놀이를 했다. 낮잠 한숨 자니 벌써 저녁이다. 안 간다 싶다가도 금세 흘러가는 게 시간.

 

1월 26일(목)

오랜만에 면접을 봤다. 다시 일을 할 생각 하면 머리가 지끈 눈이 질끈 감기다가도 사는 건 다 그런 거지 생각한다. 루틴이 있는 생활을 좋아하고, 사실 바쁜 걸 반긴다. 일이 없으면 심심하니깐. 코로나, 설날, 그 중간의 여유로운 날들 하지만 지루함과 공허가 공존하기도 했던 시간. 

그런데 이곳 언덕이 너무 심하다. 언덕을 오르고 건물 계단을 오르고 또 층을 올라야 하니, 일을 시작하면 아침마다 자연히 운동을 하겠군. 다니던 대학교도 언덕이 꽤나 높았는데 여긴 더 가파르다. 어쩌다가 이런 언덕에 지었을까? 그런데 목포엔 기본적으로 언덕이 많다. 아무튼 오랜만에 조금은 공격적인 질문 세례 좀 받았다. 모든 질문에 꽤나 솔직하게 그리고 대답도 잘했는데 질문이 계속 들어오니 끝 무렵엔 가슴의 쿵쾅거림을 느꼈다. 말을 하면 할수록 왜 긴장이 되는지 모르겠네. 면접관은 4명, 모두 남성이었고 주로 질문하던 분이 내가 이미 일에 대해서 가치관이 뚜렷하고 주체적인 마음이 있는 것 같은데 이 일을 하면 예상치 못한 업무를 맡게 될 텐데, 어쩌고저쩌고 연봉 ~~~ 얘기를 했다. 난 흰 도화지가 아니다. 이전 직장 생활도 있고 여러 경험을 하며 쌓은 스타일과 가치관이 있다. 그걸 알아채고 던진 질문이었을까? 몇 마디로 사람을 100% 파악할 순 없지만 그래도 대충 가늠은 갔겠지. 

경력직도 아니고 보수가 높지도 않은데 온갖 절차는 다 있다. 날 뽑지 않으면 그쪽이 손해지. 자영업은 힘들고 남의 돈 받긴 더 어렵고 오로지 일로서 부자가 되는 일은 쉽지 않은 세상. 사실 입으로는 부자가 되고 싶다 하지만 나의 행복지수는 높다. 현재에 만족한다. 지금의 환경이 마음에 든다. 하고 싶은 일은 하고, 하고 싶은 얘기는 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다만 내가 사랑하는 것과 사람을 가깝고 먼 미래에도 잘 지키고 싶기에 능력있는 사람이 되어야 해. 

날씨가 추워서 수도관 동파로 여러 가게가 문을 닫았다. 근처 떡집에서 사 온 떡과 맥반석 계란, 따뜻한 라면 한끼로 지인 작업실에서 한바탕 시간을 보냈다.

거리 풍경.

간단한 레시피를 참고해서 오꼬노미야끼를 만들어 먹었다. 이제야 빛을 발하는 돈가스 소스!!! 

만드는 방법은 정말 쉽다. 우선 양배추를 썬다, 한 통 기준 4분의 1정도? 그리고 계란 4개를 넣고 섞은 뒤 소금과 후추를 살짝 뿌린다. 그다음 새우를 잘라서 기름에 먼저 볶는다. 난 냉동 해물이 있어서 그걸 사용했다. 기름에 해물을 어느 정도 볶은 후에 양배추 계란 물을 넣는다. 그리고 적당히 익으면 뒤집기. 그 위에 돈가스 소스와 마요네즈를 양껏 뿌린다. 가쓰오부시로 마무리하면 끝! 

 

기분이 좋지 않던 저녁이었는데 몽니 노래를 들으니 안 되겠다 싶어서 밖을 나섰다. 

6곡을 연달아 불렀다. '나를 떠나가던'을 부르다 너무 우울해져 분위기 전환으로 부른 비망록, 18번 곡들까지.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펌프까지 했다. 우리 동네는 서비스까지 3곡을 준다. 물론 2번째에 F를 받지 않는다면 ㅋㅋㅋㅋㅋ

D-A-F. 8단계는 집중이 필요한데 한번 흐트러지면 게임 끝~

계획형 인간은 그와중에도 산책을 더 할지 집에 돌아갈지를 고민했는데 밖을 나서니 눈비가 내렸다. 자연히 고민해결.

 

1월 27일(금)

퇴동 친구와 오랜만에 시작한 대화는 끝없이 이어졌고 4시간 반 동안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세시 반이 넘어서야 잠에 들었다. 

자고 일어나서 이어진 대화는 마무리를 하지 못한 채 끝났고,

계속 눈이 내린다.

기다림의 연속이었는데 좋은 소식이 왔다.

저녁은 간단하게 오일 파스타.

 

1월 28일(토)

 밥 하는 게 귀찮다. 오늘은 나폴리탄 파스타. 

며칠 남지 않은 이 지루함을 즐기기로 했다. 1박으로 근처 호캉스라도 다녀오려고 했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몸이 말을 안 듣네. 그래서 요 며칠 조금 쳐지는 기분이었나 보다. 어쩔 수 없는 호르몬 노예.

 

1월 29일(일) 

좋아하는 양말을 신고 따뜻해진 날씨를 느끼며 외출.

동네 풍경.

맑은 하늘
복!
귀여운 벽화
목련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종이책을 빌리러 왔다.

나는 아름다운 사람~

따뜻하고 여유로운 시간 속 나른한 눈동자.

해질 무렵 시작한 산책.

눈 쌓인 둘레길

숨은 해.

낙조대 아래길로 내려왔다.

일몰에 마음이 편해진다.

반짝반짝
구름 한 덩이

겨울이라 철새 떼가 많이 보인다. 한 팀 무리 지어 날아가고, 홀로 나는 애들은 다 갈매기. 떼 지어 나는 애들은 기러기같이 생겼는데 확실하진 않고... 

외달도 배와 퀸제누비아가 들어오는 시간 5시 42분. 

 

홀로 떠다니는 넌 오리처럼 생겼지만 갈매기겠지.

간식, 떡뻥(?)

 

1월 월말정산. 새해를 맞이해서 수빈이 월말정산 질문을 수정했다. 멋져. 원래의 질문은 '나의 일상'에 집중되었다면 바뀐 질문지는 조금 더 '나 자신'에 포커스를 맞췄달까? 월말정산 이후에 각자의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나온 질문이라고... 아주 기특하네. 그래서 미리 근황 토크를 하고 월말정산 작성을 시작했다. 이번에 목포에 왔다면 아마 밤새도록 떠들었을 거야 ^^ 그리고 그녀의 휴대폰 속 내 이름은 뷰티풀제이로 바뀌었다.

2월은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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