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책] 아무튼, 요가 본문
휴대폰에 메모해 놓은 것들 중 30% 정도는 왜 적었는지 기억이 나지만 나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요가"도 분명 어딘가 끌려서 적어놓은 것일 텐데 도서관에 들러서 책 구경을 하다 딱 꽂혀 있길래 빌려봤다. 또 표지에 써있는 "흐름에 몸을 맡기며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것" 글귀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유독 올해, 그리고 목포에 내려와서 아무튼 시리즈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아무튼, 요가"는 "아무튼, 장국영", "아무튼, 달리기" 이후로 내가 읽은 세 번째의 아무튼 시리즈다. 세 곳의 출판사별 특징까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시리즈임에도 느낌이 다 달라서 은근히 읽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의 처음 몇 챕터를 읽는동안은 '이 정도는 되야지 아무튼 시리즈를 쓰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그 전에 읽었던 시리즈도 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그들에게 영향을 주고 삶을 채웠던 부분에 대한 것들이니깐!
그리고 마음에 들었던 구절 몇 가지
P.30
괜찮아지는 것이 많아지면서 왜 그동안 그것들이 괜찮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아니 생각조차 해보지 않고 당연히 괜찮지 않다 생각한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예전엔 습관처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괜찮고 안 괜찮은 것에 대한 기준도 당연했다. 그냥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 원래 그렇게 했으니까. 원래 그런것도 당연한 것도 없는데 괜찮고, 안 괜찮고에 관해서도 기준을 스스로 정하는 것도 진지하게 물어보는 것도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렸다. 지금도 여전히 습관처럼 남아있는 것들은 많지만 "그냥"과 "원래"라는 단어에 대한 사용을 줄이려고 한다.
회사 좀 안 다녀도 괜찮다. 화장 좀 안하고 다녀도 내가 입고 싶은대로 입고 다녀도 괜찮다. 남들이랑 똑같지 않아도 괜찮다. 내 맘대로 살아봐도 괜찮다.
"너희는 요가 하고 나면 아픈 데 없어?" 부분을 읽다가,
P.133
중심이 필요했다. 휘둘리지 않게, 변하지 않게, 현혹되지 않게, 내가 조금이라도 흔들릴 때
나를 제 위치로 데려와줄 강한 신념이 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다시 목표를 세워야 했다.
에세이 중에서도 성장 스토리 부분을 읽다보면 비슷한 패턴을 발견한다. 초반에 열심히 노력하는 부분, 잘 안되는 부분이 있지만 계속 방법을 찾고 개선 또는 꾸준히 하다 보면 입소문이나 SNS등을 타고 유명세를(또는 원하는바를 이루게됨) 타게 된다. 그 시점은 외부로 부터 오는 관심(일의 수요 등)이 늘어나는 시기라 일상의 변화를 일으키는데 그러면서 내가 목표로 했던 지점에서 조금 벗어나기도 한다. 그 때 다시 한 번 자신을 점검하고 중심을 세우는 일은 나를 잃지 않는 방법인 것 같다.
연말이고 퇴사를 하고 쉰 기간도 6개월을 넘어가는 이 시점에 '나는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할까. 나의 욕구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큰 계획을 세우고 그 밑에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쓰고 꾸준히 가다 보면 어느새 가까워질 것 이라 하는데.... 목표를 세우는게 잘 안된다.(같이 할 사람? 타인의 목표가 궁금하다. 이것도 공감 수치가 높아서 그런걸까?...) 작년에 해 본 컨셉진 인터뷰를 대충 읽어보니 올해 실행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달라지고 싶은 부분도 있다. 특히 결혼관과 아이에 대한 부분. 뭐 아직은 좀 더 생각을 해봐야 겠지만 이렇게 혼자 사는 삶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같이 할 친구들이 있다면? 그냥 외로움에 대한 생각이 변화한 것 같기도 하고 독립 3개월짜리의 생각일 뿐이지만...그리고 아이도 당연히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에도 약간 금이 간 것은 확실하다. 우선 환경 오염 등 세상을 이루고 있는 문제들도 너무 무섭고 좋은 사람으로 키우는 일도 그렇고 중심을 분산시키는 것도 그렇고.
You never know!(누가 알겠어)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 것~ 내가 얼마나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나도 모르고 타인도 모른다. 내가 퇴사를 하고 독립을 해서 이러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지 올해 3월의 내가 알았겠냐고....또 모른다. 내년의 내가 어디에 있을지!
강점혁명에 대한 풀이를 조금 더 검색해봤다. 나의 1강점은 "공감". 사실 강점혁명에서 말하는 건 아직 강점은 아니고 "재능"이라고 한다. 그러니 여기서 나온 결과는 재능 단계이며, 이 재능을 가지고 있으니 잘 활용하면 된다는 뜻.
나는 공감 부분이 높기에 다른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무드를 잘 캐치한다고 한다. 내가 주변 환경의 영향을 잘 받는건 공감이 높아서였다. 이런 나의 성향을 나쁘게 생각할 때도 있었고, 쉽게 영향을 받으니 신경쓰이는 게 보이면 일부러 차단하고 안 보려고 했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회피의 성향인가에 대해 고민을 했었는데 해설을 읽다보니 잘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의식적으로 주변 환경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로 채우거나 부정적인 환경을 긍정적으로 바꾸는게 도움이 되는 거였으니깐. 그러니 주변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좋은 사람을 많이 두어야겠다.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재밌다. 두루뭉실하게 생각했던 나에 대한 부분을 잘 정리하고 재능을 강점으로 더 활용한다면 앞으로는 더 잘먹고 잘 살수 있을 것 같다.
마무리는 잘 먹고 잘 사는 법 MV
https://www.youtube.com/watch?v=WMigGWF4Dao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안경 (0) | 2021.12.08 |
---|---|
[대드] 화등초상 (0) | 2021.11.28 |
[책]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0) | 2021.11.05 |
[강연] 웹소설 작가로 사는 법 (2) | 2021.10.30 |
[영화] 또 한 번의 여름 (0) | 2021.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