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지랄발광 17세(The Edge of Seventeen, 2016) 본문
유튜브에서 노래 듣다가 편집된 영상을 보고 선택한 영화.
이상하다. 요즘 매일 쉬고 있는데, 몸의 에너지를 많이 써서 그런지 피로함을 느낀다. 회사 다닐 때는 정신의 에너지가 몸을 잠식해버려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는데, 지금은 몸을 써서 그런지 훨씬 더 상쾌한 피로?이긴 하다.
그래서 어제는 저녁에 줌 수업도 있겠다,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와 (무려 낮 5시경에)맥주와 과자를 먹으면서 막 집에 도착한 따끈따끈한 지인의 첫 책을 읽다가 수업을 들은 후 튼 영화다. 평점이 낮은 편도 아니고,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딱 적당했다.
영화 속 여주인공이 왜인지 낯이 익다 했더니 '비긴 어게인'에서 마크 러팔로의 딸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그것보다는 소녀시대 '효연', 그리고 누군지 잘은 기억이 안나는 몇몇 할리우드 배우의 얼굴을 닮아서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선생님 너무 웃기다. 학생이 찾아와서 자살하고 싶다는데 무심한 듯, 유머러스하게 받아치는게 가능한가? 물론 평소에 선생님이 저 학생의 캐릭터를 파악하고 있던 점도 크겠지만 말이다. 겉으로는 남일에 전혀 관심 없는 듯하지만 네이딘(여주인공)에게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한국인 교포로 나왔던 어원은 실제로는 중국계 캐나다인 이라고 한다. 목소리가 진짜 좋았고(좋은 목소리는 정말로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 극 중에서 그가 만든 애니메이션도 짧고 유쾌했다. 영화를 볼수록 조금씩 잘생겨 보이는 마법~
많이 힘들었을 네이딘의 오빠. 공부도 잘하고 친구도 많고, 성격 좋은 엄친아.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연약한(정신적으로) 엄마 챙기느라, 사춘기 동생 받아주느라, 그러면서 자신의 욕구는 계속 억제하면서 살았을 게 보여서 짠했다.
Everyone just wants to feel important in life.
나도 어릴적에 동화책 속에 나오는 왕자나 공주처럼, 또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서 꽤 충격이었는데. 마냥 즐거워 보이는 다른 사람들의 생활을 보면서 종종 우울함을 느끼기도 하고 안 해도 될 비교를 하면서 속상해했었는데, 이젠 다들 각자의 인생이 있고 길이 다르단 걸 알아서 나는 나대로 남들은 남대로 잘 살고 있는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있고, 서로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과 애정을 나눌 수 있는 주변인들이 있다면 이대로도 좋다.
Get out the car.
이 장면 진짜... 꼰대가 할법한 뻔한 잔소리를 할 줄 알았건만, 너무나 쿨내 나고 상황에 적합한 말이면서 또 위로가 되었던 말이다. 나도 이렇게 담백한 어른이 되고 싶다. 뻔한 잔소리를 늘어놓지 않고, 적당한 위로를 건낼 수 있는, 편협하게 생각하지 않고 내 경험을 통해서 상대방을 강요하지 않는, 그런 사람.
* 내가 본 유튜브 편집 영상(영상과 음악은 별개)
https://www.youtube.com/watch?v=xUhjyZ53cz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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