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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책 표지가 예뻤다. 친구의 다이어리에서 발견하고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반납을 하루 앞두고 읽기 시작했는데 빨려들어가듯이 자리에 붙어서 읽었다. 총 8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이 되어있다. 소설인지 현실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았다. 인물들은 다채로웠고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에 대한 묘사가 "이런게 바로 소설이구나" 싶었다. 시간의 궤적에는 "나" "언니" "브리스"가 나온다. 나와 언니의 사이는 오르막길, 정상, 내리막길을 걷는다. 서로 잘맞다고 생각했던 부분에 틈이 생기고, 상황이 변하면서 관계도 변한다. 지금은 연락하고 있지 않지만 한때 많이 친했던 친구가 생각났다. 어째서 관계는 영원히 유지될 수 없는걸까. 영원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평생이 아니기에 현재의 상황에 더 충실하게 되었다. 지금 ..
머리를 말리다 문득 취미가 떠올랐다. 취미와 특기를 적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너무 싫다. 어제도 자소서를 써야 하는데 하루 종일 그 외의 것들을 열심히 했다. 가령 유달산 등산이라든지, 소설책을 읽는다든지. 취미를 적어내는 데 어려웠던 이유는 그만큼 나를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란 걸. 내가 진정으로 즐기는 게 무엇인지 몰랐다는 것. 지금 나의 취미를 묻는다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내 취미는 등산이라고. 그리고 글쓰기와 책 읽기! 예전에 적어냈던 취미는 음악 감상, 영화 보기, 중국어 필사(나중에서야 찾아냄) 등이었다. 쓰면서도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이력서에 너무나 사소하고 사적인 부분을 적어내는 느낌이어서 그랬나. 그런데 또 돌이켜보면 나를 잘 알지 못했다고, 즐기는 게 무엇인지 몰랐던 것은 아니..
작년 크리스마스에 친구들과 교환할 선물을 사다가 눈에 띄어서 함께 구매한 책. 인스타그램에서 언급하는 걸 몇번 보고서 궁금증이 생겼던 터라 겸사겸사! 황선우 작가가 20년 넘는 시간동안 일을 하면서 마주한 삶의 이야기이다. 그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여성,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시각이 확장된 느낌이다. 결혼이라는 제도도, 가족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서도, 무심하게 지나쳐온 성에 대한, 가족에 대한 무차별적 구분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책은 읽을수록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모르면 배우면 된다지만 무식한 사람이고 싶지 않다. p30 완벽주의 성향을 지닌 사람들에게 대체로 과정은 피곤하며 결과는 불만족스럽다. --> 완벽과는 거리가 멀면서 기준이 높아서 가끔은 말도 안되게 버거운 현실에 나를 놓기도 했던 ..
1월 3일~ 아침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새해답게 바른 생활 어른이로 돌아왔다. 아침형 인간이라 일찍 일어나는 편이긴 하지만 알람 없이 생활하던 며칠을 지나 다시 알람을 맞추기 시작했다. 8시에 모여야 하기 때문. 해가 바뀌는 게 별건가, 똑같지 뭐. 사람은 쉽게 변하지도 않고, 일상도 마찬가지. 예전엔 그걸 모르고 의식처럼 행하는 몇 가지의 행위가 꼭 있었다. 다이어리 사기, 다짐 및 계획 세우기, 내년에는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 갖기 등. 물론 목표 설정이 필요하기에 2022년에도 계획이 있긴 하다. 그저 예전보다는 스스로를 더 잘 알기에, 생활은 드라마틱 하지만은 않기에 되도 않는 기대를 하거나 몽상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 하지만 여전히 꿈을 꾸는 건 좋은 일. 꿈이라고 하면 거창한 거 같으니 그냥 ..
그럴 때가 있다. 평소에는 관심도 신경도 없던 것에 눈길이 가고 반복적으로 내 앞에 나타날 때. 구독하는 유투버가 디어 마이 프렌즈를 인생 드라마라고 언급했다. 그냥 그렇게 한겹 쌓였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고르고 있는데 눈 앞에 이 책이 보였다. '노희경 작가의 책이었네.' 한권 빼내서 읽었더니 전개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두권 모두 빌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사실 선입견이 컸다. 분명 슬플거라고, 그래서 눈물이 펑펑 날 것 같아서 안보고 싶은 드라마였다. 그런데 노희경 작가의 이름을 보고 호감이 생겼다. 그녀가 쓴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송혜교와 현빈을 좋아했다. 전체 드라마를 챙겨보지는 않았지만, 송혜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의 여배우였고 그의 연기 스타일을 한참 좋아했었으니까. 소설은 거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