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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Jay 2022. 1. 1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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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크리스마스에 친구들과 교환할 선물을 사다가 눈에 띄어서 함께 구매한 책. 인스타그램에서 언급하는 걸 몇번 보고서 궁금증이 생겼던 터라 겸사겸사!

황선우 작가가 20년 넘는 시간동안 일을 하면서 마주한 삶의 이야기이다. 그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여성,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시각이 확장된 느낌이다. 결혼이라는 제도도, 가족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서도, 무심하게 지나쳐온 성에 대한, 가족에 대한 무차별적 구분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책은 읽을수록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모르면 배우면 된다지만 무식한 사람이고 싶지 않다. 

 

 

p30

완벽주의 성향을 지닌 사람들에게 대체로 과정은 피곤하며 결과는 불만족스럽다.

--> 완벽과는 거리가 멀면서 기준이 높아서 가끔은 말도 안되게 버거운 현실에 나를 놓기도 했던 과거의 내가 떠올랐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100인데 실제로 나의 역량은 50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큰 간극에 스트레스만 엄청 받다가 정신을 놓아버리는. 눈이 높은 게 좋은 것이 아니다. 차라리 한두걸음 앞만 보고 따라가면 차근차근 할 수 있는 일도 많으니깐. 지금이 그렇다. 기준도 나에 대한 기대도 너무 높게, 그리고 완벽하게 설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만,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조절하다 보면 어느새 최종 목표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깐.

그리고 한가지, 칭찬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좋은 평가를 받으면 자기 성취로 인정하기. 괜히 듣기 멋쩍다고 사족을 붙이지 말 것. 

 

p119

젊은 여성이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드문 환경 속에, 자기 일만 독립적으로 열심히 하는 여자들 틈에서 일해온 세월은 나를 단단하게 성장시켰다. 동시에 둔감하거나 무지하게 만들기도 했다. 내가 속한 회사에서는 여성들이 중심에 있지만 한 발 밖으로 나가면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끊임없이 가장자리로 밀려난다는 사실에 대해서 말이다.

 

--> 내가 5년 간 몸담았던 국제회의기획 분야 역시 여초 집단이다. 대표님, 이사님, 본부장님은 모두 남성이었지만(여자 본부장님도 계셨지만 임신으로 퇴사했다) 여성 비율이 80% 이상이었다. 속한 팀의 팀장님, 과장님 모두 여성분이었고 일하는데 성별은 문제될 것이 없었다. 다만 젊은 여성의 집단이라 그런지 "대리" "과장" "팀장"의 직함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는 40대 이상의 남성 책임자를 원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껍데기가 중요한 한국사회라고 해야할까. 실력을, 맡은 일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겉모습을 보고 나이를 따지며 일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이 부분은 나 역시 연차가 쌓이면서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회사 내에서 받지 않는 차별을 밖에서 경험할 때, 일이 급하니까 정정하기 보다는 흘려 넘기고 헤프닝으로 여기던 때가 많았다. 불편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 그런데 이제는 조금 더 예민해지고 싶다. 부당한 말, 처우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고 싶다는 그리고 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p144

몸에 밴 어떤 우아함이 조력자들을 끌어당긴다. (....) 절망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았던 선배의 행동이 스스로에게 돌아왔다고 나는 믿는다. 

멋진 사람이 되고싶다. 나에게도 떳떳하고, 주변에도 빛이 되어주는.

 

p164-165

여자의 인생에 이상적인 나이가 있고, 그 시점을 지나면 점점 하향 곡선을 그리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돌아보며 후회되는 건 특정 나이에 뭔가 이루지 못해서라기보다 오히려 그 나이에는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남들 이야기에 눈치를 보고 겁먹었던 일이다. (이 페이지의 이야기는 좋은 이야기가 가득하니 읽어보길 추천)

 

왜 그렇게 눈치를 보면서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세상엔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주변 시선을 내 안으로 가지고 와서 쓸데없이 에너지 소모를 많이했다. 그러니까 더더더더 자유롭게 살라구. 남들이 하는 말이 내 의견과 같지 않다고 주눅들것도, 틀리다고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으니깐. 나를 믿는 연습은 계속 필요하다.

 

p169

사적 보험 역할을 하는 가족을 만들어두는 일이 결코 여성들의 안락한 노후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보다 필요한 것은 공적인 사회보장제도이자 계속 일할 수 있는 튼튼한 환경이다.

 

한번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결혼을 하고 싶은 이유, 아이를 낳고 싶은 이유는 나중에 홀로 고독하게 살기 싫어서였다. 이 생각의 기저에는 결혼 안 한 여자들에 대한 주위의 시선과 위협적인 말들이었다. 그런데 황선우 작가의 말처럼 재활용품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여성 노인들이 결혼을 하지 않아서 또는 자녀가 없어서 가난해진건 아니다. 나 역시도 여자 혼자 늙을 경우 불행해질 것이라는 말대신, 각자 혼자이지만 느슨하게 손잡고 지금까지 없던 미래를 상상해보자는 존재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고 싶다.

 

p181

산책하는 개들을 보면서는 세상에 이렇게 무모한 사람들이 많다는 데 새삼 놀란다. 틀림없이 상실을 겪을 줄 알면서도 우리는 사랑을 한다. 아무 관계도 맺지 않는 안전보다는 다 가졌다가 전부 잃어버리는 위험을 선택한다.

 

반려견, 가족, 친구, 애인 등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최고로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 가끔씩 그 끝을 생각해본다. 그럴때면 너무도 무섭다. 이별은 언제나 힘들어서 겪고 싶지 않지만, 이별이 무서워 사랑을 시작하지 않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그러니 곁에 있을 때 충분히 행복할 때 열심히 누리자고.

 

p189

다시 태어나면 어떻게 살고 싶냐는 질문에 튜더는 답한다.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아. 난 이미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았어." 

 

튜더의 말처럼 후회나 미련이 남지 않도록, 완전히 연소하는 삶을 살고싶다. 그럴 수 있을까?

 

p212

아무도 이기려 하지 않고 슬렁슬렁

 

이기고 지는 걸 떠나서, 꾸준히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는 동력이 아닐까? 나의 현상태를 인지하고 인정하고 슬~렁~슬~렁 계속하기.

 

p242

분명한 건 자동차가 현대인에게 움직이는 '자기만의 방'이라는 점이다. 좋은 차는 여자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의 힘으로.

 

차 사고 싶다!!! 일을 시작할 원동력. 재테크에 귀를 열고 눈을 뜰 시간~ 나 대신 돈이 일하도록 관리하는 법을 배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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