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411)
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1월 25일(수) 눈이 많이 온다. 차도 잘 안 다니고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도 적다. 온종일 집에 박혀서 (겨우겨우)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게임을 하면서 뒹굴뒹굴 베짱이 놀이를 했다. 낮잠 한숨 자니 벌써 저녁이다. 안 간다 싶다가도 금세 흘러가는 게 시간. 1월 26일(목) 오랜만에 면접을 봤다. 다시 일을 할 생각 하면 머리가 지끈 눈이 질끈 감기다가도 사는 건 다 그런 거지 생각한다. 루틴이 있는 생활을 좋아하고, 사실 바쁜 걸 반긴다. 일이 없으면 심심하니깐. 코로나, 설날, 그 중간의 여유로운 날들 하지만 지루함과 공허가 공존하기도 했던 시간. 그런데 이곳 언덕이 너무 심하다. 언덕을 오르고 건물 계단을 오르고 또 층을 올라야 하니, 일을 시작하면 아침마다 자연히 운동을 하겠군. 다니던 대학교도..
'연인'을 처음 본 건 고등학교 시험 기간이었다. 어쩌면 중학생 때의 일. 집 근처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다 밥 때가 되어 집에 들렀다. 당연히 밥만 먹진 않았고 온 김에 TV를 한 번씩은 틀어줘야 했지. 그렇게 10분이 1시간이 되고... 그러다가 본 영화가 클래식, 연인 등. 시험 기간엔 공부 외 모든 것들이 재밌으니 말 다했지. 영화를 처음부터 보지 않아도 유난히 재밌게 느껴지는 마법~ 복잡한 영화다. 특히나 여러 감정이 얽혀있다. 서로 속이며 연극을 하는 과정에서 3일의 감정은 3년의 시간을 앞선다. 영화 속에서 제일 우선되는 감정은 사랑. 우정도 소속감(단체)도 아니다. 우정 따위는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너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내가 얻지 못하는 건 남도 갖지 못 한다고..
1월 16일(월) 주말은 원래 쉬는 날이니 평일인 오늘이 다시 정식 백수 1일 차다. 일찍 일어나던 습관 덕에 눈은 평소처럼 떠졌다. 가볍게 아침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나나가 주고 간 해남 고구마빵으로 더욱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이웃에게 받은 섬초(시금치)를 무치고 찌개를 만들어서 이른 점심을 먹고 하당으로 출발. 버스는 시간이 안 맞고 날도 추워서 결국 택시를 타게 된다. 버스 파업은 언제 끝날까. 시간이 뜨면 결국 스타벅스를 찾게 된다. 작업하기 제일 좋아. 저녁은 빵 공장의 친구들과 처음이자 마지막일 듯한 송별회를 했다. 그래도 같이 밥 먹자고 해줘서 고마운 아이들. 각자의 고충을 얘기하고 공감하며 유쾌하게 마무리지었다. 같은 일을 하는 이들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1월 17일(화) 친구와 그..
우리 집엔 츤데레가 있다. 그는 마이구미가 뭔지 몰랐다. 소소한 취미로 토토를 하는 그, 구매를 하러 가는 길에 마이구미 하나를 요청했다. 그냥 아침부터 젤리가 먹고 싶었거든. 그는 괜히 성질을 내며 됐다고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불량식품인 줄 알았다고(맞지). 나는 그가 젤리를 사 올 것이란 걸 알았지만 사지 않아도 상관은 없었다. 명절 전날의 아침이었다. 우린 준비를 마치고 차에 탔다. 시동을 걸기 전 그는 슬그머니 마이구미를 내밀었다. 그럴 줄 알았는데 그래도 괜히 웃음이 났다. 어차피 사다 줄 거 웃으면서 대답하면 더 좋지 않나라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겉으로는 아빠 최고라고 했다. 츤데레, 나쁜 남자를 막연히 멋지다고 생각하며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드라마와 영화 속 한정이며 허상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