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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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2021-2022 목포

12월의 일상 5

Jay 2023. 1. 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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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6일(월)
연말이면 한번 만나야 하는 친구, 것보다는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약속을 잡는 친구 중 한 명이다. 오늘 우리가(사실 주로 내가 정하는) 선택한 점심은 오리탕. '연잎향'에 가서 사이좋게 애호박찌개와 오리탕을 하나씩 시켜 함께 먹었다. 오리탕은 들깨 베이스, 애호박찌개는 붉은 국물로 둘이 너무 다른데 다 맛있다.

점심 먹고 근처 카페에 가서 한참 수다를 떨었다. 지나가기만 하다가 처음 들어가 본 웰 커피는 내부가 생각보다 예뻤다. 디저트 먹으면서 예전엔 공개하지 않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도 나눴는데, 머릿속으로 단어를 선택하고 있는 시간에,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하고 있는 동안에, 상대방은 "둘 다 성인이니까"라는 문장으로 다음 말을 이끌었다. 말 못 할 건 없지만. 나도 알고 너도 아는 저 문장이 새삼 귀엽게 다가왔다.

저녁은 양배추베이컨나베, 생각보다 맛있어서 두 번 만들어 먹었는데 역시 처음 기억이 더 나았던.


12월 27일(화)
귀찮고 졸리고 하고 싶은 게 없는 며칠이 이어진다. 몸은 무겁고 자극적인 음식이 당긴다는 건 그날이 온다는 의미. 다만 주말에 집을 비웠더니 처치해야 하는 음식이 있다. 낭비하지 않기 위해선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1인 가구 식생활의 장점과 단점은 마음대로 먹을 수 있지만 양 조절이 어렵다는 것. 저녁으로 숙성이 잘 된 아보카도로 과카몰리를 만들었다. 잘 익은 아보카도는 자르기 쉽다. 이런 완숙의 아보카도가 여전히 남아있다. 내일도 먹어야겠지...? 윽.

나가서 달리고 싶은데 겨울이라 몸이 마음같지 않다.(고 핑계를 대본다)
따뜻한 우유와 함께하는 밤. 술술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를 찾다가 '있을 법한 연애소설'을 읽었다. 주인공의 연애는 참 다채로웠고, 여러 엉망인 사람을 만났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 모양이면 사람을 믿고 사랑을 하는 게 점점 조심스러워질 것 같지만 가수 하림의 노래처럼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라는 말을 믿는다.

교보문고 캡쳐

내 안목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스스로가 객관적인 편이고 첫인상과 사람에 대한 판단은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오해였고, 틀렸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모르겠다. 어쩌면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기 때문에, 시간과 상황에서 오는 변수도 있고, 오래보는 게 답도 아니고. 그래서 사람은 어렵다.

12월 28일(수)
아보카도 덮밥을 만들었는데 맛있어서 두 그릇이나 먹었다.

송미의 연말 편지를 받고, 나도 미리 사둔 편지지에 답장을 썼다. 순간의 말로 글을 적고 싶어서 메모장을 통하지 않고 바로 적어나갔다. 내 마음이 전해지길~

계획은 다 짰지만 초대장을 만들고 싶었다. 결국 초대장도 아닌 그냥 일정표가 되었지만^^ with. 효율적이지 않은 동선

냉장고 속 재료로 파스타를 만들었다. 해리와 함께하는 저녁 식사.


12월 29일(목)
김치볶음밥과 양배추베이컨나베로 점심을 먹고 이번 스터디 마지막 과제인 웹툰 번역을 시작했다. 양이 많지 않아서 하루만에 끝을 낼 수 있었다. 웹툰은 의성어, 의태어가 많다. 원본과 비교하니 역시 내 번역본은 너무 딱딱하다. 여러 장르를 접하는 것도 중요하고 하나의 전문 분야를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고...

콰직, 번쩍, 사아아, 스윽-


12월 30일(금)
오전의 알바가 끝나자마자 다음 알바 장소로 이동했다. 한다고 해놓고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타자를 쳐보곤 바로 후회를 하긴 했지만 결국 왔다. 클로버 노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냥 녹음기였다면 더 힘들었을 거야...

최소 한끼 케이터링은 맛있다. 프레골라는 처음 먹는데 쫄깃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파스타의 한 종류라니 신기한걸. 새로운 사람들과 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았겠지만 밥만 먹고 열심히 속기록을 정리했다.

그리고 샐리가 준 시식 요리,,, 이걸 그 가격에 판다니 우린 다들 너무 싸게 파는 건 아닌지 의아해했지만 다른 뜻이 있다고 하니! 암튼 새로 하는 사업이 잘 됐으면 좋겠다.



12월 31일(토)
2022년 마지막 날에 가족들을 목포에서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21년 여름 이후로 첫 방문이다.
6인승 카니발에 몸을 싣고 출발~! 큰 변수는 없었고 내가 짠 일정대로 움직였다.
어민촌닭에서 밥을 먹고, 테이크 아웃 커피를 사서 퍼플섬으로 향했다. 입장료 안 내려고 보라색 옷 팁도 알려줬건만 우린 모두 보라색 옷이 없었다는 핑계를 대고 입장료 대신 보라 선글라스를 함께 구매했다. 정말 귀여운 사람들ㅎㅎㅎ
날씨가 정말 맑았다. 엄마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구나 새삼 느꼈다. 카메라에 풍경을 담느라 천천히 뒤따라오던 엄마, 앞으로도 같이 자주 다녀요.


날 보러 왔다는 게 종일 행복했는지,

HAPPY DAY

동백꽃 벽화에서 사진은 찍어야지. 포토 스폿이라 동백꽃이 군데군데 가짜다 ㅎㅎ



다시 차를 타고 다음 장소인 둔장 해변으로 향했다.기온은 높아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저녁 일몰을 볼 때는 꽤 추웠다. 동생 부부는 차 안에 있고 나머지 가족은 다시 데크길을 걸었다. 춥긴 했다. 내가 짠 일정이지만 지칠만 해... 데크길+데크길, 걷기...나도 힘들었는걸.

초점 없는 실패한 점프샷.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가 요즘 사진첩엔 잘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 멋진 일몰, 맑은 날은 계속 하늘이 예쁘다.


저런 포즈는 또 어디서 보신 건지? 크크크 아빠가 보라색 선글라스를 제일 잘 끼고 다니셨다. 항상 그랬다. 물건을 사 드려도 아빠는 바로바로 사용하고, 잘 쓴다. 겉으로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많이 하지만~


저녁은 횟집에서 민어를 먹었다. 다들 무침을 좋아하네. 부레랑 껍데기는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강아지 반입이 불가해서 2차는 우리 집에서 치킨을 먹으며 오순도순 하루를 정리했다.


1월 1일(일)
★2023년★이다. 작년처럼 보리마당에 갔는데 날이 흐려서 일출은 못 봤다. 하지만 어제 이미 예쁜 해를 실컷 봤으니까 괜찮다.

아침이라 모두 얼굴이 부었다. 네찌도 ㅎㅎㅎ

아빠의 선물. 과연 행운의 주인공은?

난 질색하지만 둘짼 '좋아하는데 어때서'라는 마인드. 반주도 습관이니깐... 많이 마시는 건 아닌데 자주 마시니깐 하는 소리다. 그래서 다들 한 잔씩 뺏어 마신 잎새주. 덜 마시고 더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

부모님은 고하도 산책을 우리는 카페에서 쉬는 시간을 가졌다.

네찌둥절


가족들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다. 따뜻하게 보일러를 켜고 누워서 이번 주 환혼을 몰아서 봤다. 재밌다...2회씩만 볼 수 있어서 아쉽고ㅠㅠ 드라마를 보고, 저녁도 먹었는데 왜인지 밤이 길다. 시끌벅적한 공간에 있다가 주변이 조용해지면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틈에서 공허함이 찾아와 기분이 울적했는데 찍은 사진을 정리하니 곧 환기가 됐다. 유쾌한 1박 2일이었네. 다음 여행은 따뜻한 계절에 가자고요.

마무리는 유달산 정기를 받으며, 2023년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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