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12월 셋째 주의 일상 본문
1. 화요일
아점 먹기. 냉장고 털이 메뉴: 배추 베이컨 볶음.
저녁에 삼겹살 처리하려고 고추장 양념에 재워놨다.
스타벅스에는 항상 사람이 많다. 대형 프랜차이즈에는 노트북 하는 사람이 많아서 마음이 편해..
제주도 해역 근처에서 발생한 지진이 이곳 목포의 건물까지 흔들었다. 재난/안전 문자 수신을 알리는 큰 경고음이 카페 안에 울려 퍼졌다. 이렇게 티나게 "흔들림"을 느낀건 또 처음이다. 코로나 문자가 넘쳐났기에 수신거부 해 놓은지 벌써 몇 달이 흘렀다. 지진이 났는데 아무 문자도 못 받길래 무서워서 당장 풀었다. 너무 깊게 생각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특히 환경 관련 현상이나 사건사고를 접할 때마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세상이라고 거듭 생각이 든다. (좋은 일 보다는 자극적인 기사 비율이 높아서 그런 점도 있겠지) 그래서 지금 있는 내 한 몸과, 주변 사람이나 잘 챙기며 살자고..
그러니까 불과 몇 달 전까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결혼 이후의 삶과 아이 탄생에 대해서 회의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서, 그와의 아이를 갖고 싶을 수도 있지만 그건 순전히 "운" 이라고 생각이 드네. 책임이 따르는 일이기에 무겁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더 이상은 아니다. 가치관도 이렇게 변할 수가 있는건가? 가치관의 사전적 정의는 가치에 대한 관점. 쉽게 말하여 옳은 것, 바람직한 것, 해야 할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할 것 등에 관한 일반적인 생각을 말한다.(출처: 네이버 지식 백과) 결혼은 나에게 옳은 것, 바람직한 것, 해야할 것 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글쎄다. 가치관에 대한 고민이 몇 년 전이랑은 다른 결과로 나타나는 건 왜일까? 지금은 내가 한 때 옳다고 생각했던 결혼을 안한다고 해서 내 마음이 고생스럽지는 않다. 물론 발생한 사건도, 비혼주의도 아니기에 정확한 비교는 아닐수도 있다. 이 점이 큰 차이려나?
그것보다는 그냥 나랑 안 맞았던 거다. 안 맞는걸 맞출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역시나 고통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도 유쾌하지 않은 걸 보면. 결국 멈추고 나서야 홀가분해질 수 있었다. 아픈손가락 같은 기억. 옅어지면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저녁. 고기는 맛있지만 당분간 삼겹살은 집에서 먹지 않을거야.... 기름과 냄새가 한가득 ㅎㅎㅎㅎ
2. 수요일
이등바위에 다녀왔다. 아침에 비가 왔는지 조각공원 부터 느껴지는 공기가 상쾌했다.
자주 보는 청설모. 자그마한 손으로 무얼 먹는 건지, 손가락이 야무지다. 한 번에 두마리가 있는건 또 처음이네.
(청설모는 좌우 아래쪽에 한마리씩)
삼등바위 뷰포인트. 아름다운 바다색. 사람도 없고 조용히 멍 때리기 좋다.
남은 야채로 배추 된장국을 끓이고, 계란찜을 했다.
번역가가 추천해준 관련 서적을 몇 권 빌려왔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업계의 생생한 이야기를 알 수 있고 내 마음도 정리 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전적이 있기에 겁이 난다. 조금 해보고 안하고 싶을까봐. 그래서 계속 누군가에게 말을 할 때 "안 할 수도 있다"라는 말을 덧붙인다. 비겁하지만 뒷문을 만드는 꼼수라고 해야할까. 내 말의 80%는 확신이고 20%는 대응책이다. 확신 100%는 어렵다. 난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아.
내뱉은 말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자주 남발하는 건 좋지 않지만 그래야 다른 시작을 또 할 수 있다.
3. 목요일
아침과 점심을 챙겨 먹고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라 그런가 따뜻했다.
와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웰컴 레고 뜯기!
어른이들을 위한 해리포터 레고. 나홀로 집에 버전도 있던데 디테일이 굉장하다.
그리고 시작된 보드게임 "티츄"
분명 시작할 때는 감흥이 없었다. 한 게임씩 거듭할수록 재미가 더해졌다. 2:2로 편을 먹고 1,000점을 채우면 승리하는 것이지만 게임이 길어져서 700점으로 하향 했다. 그리고 거의 두,세판까지는 감 못잡고 카드만 내다가 점점 도박하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니까 더 쉬워지나 보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결국 우리팀 승!리! 이렇게 짜릿한 승리는 정말 오랜만이다. 왜냐면 역전했거든~ 설거지 안해도 된다. (야호)
그리고 저녁으로 순대 없는 순대 볶음을 먹고
와인 한 잔하며 수다떨기. 얼린 샤인 머스켓과 치즈 조합 짱. 감 말랭이도 있었는데 이것 역시 대추천.
댄스 타임을 갖다가 친구가 가지고 있는 클래스 101의 리아킴 수업을 보며 "아이솔레이션"을 따라했으나 거북목만 될 뿐 절대 자유자재로 되지 않았다는 슬픈 후문....^^
야행성인 친구들과 팩과 모두의 마블까지 하고서 잠이 들었다.
4. 금요일
바람이 많이 불어서 휘휙 새소리와 문의 방귀 소리와 함께 아침 시작!
친구는 분명 개인이 노트북을 할 수 있고, 책을 읽을 수 있다 하였으나 ㅎㅎㅎㅎㅎ 함께 놀기도 바빴다.
잠깐 가진 독서 타임
순두부 찌개를 먹고
밖을보니 눈이 온다. 첫 눈을 같이 봅니다 여러분♥
어제 자전거를 타고 와서 약간의 눈바람을 맞으며 다시 그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도착한 암막 커텐 설치를 했다.(뿌듯)
"안뚫어고리"라고 해서 피스를 박지 않아도 설치할 수 있는 커텐봉. 내 집이 아니니깐... 상처내면 좀 그래.
눈 내리는 밖 구경도 하다가
지구별 서점에 가서 책을 샀다.
일과 건강한 관계 맺기, 황선우 작가의 삶 에세이.
크~리~스~마~스 장식
오랜만에 향한 로지는 여전히 맛있어~
후토마키를 양보할 정도면 찐사랑 아닌가요 여러분?
허트에서 트리 사진 찍기.
열정 사진작가 ㅎㅎ
(로지/허트에 가면 만날 확률이 높은 나나, 조만간 원도심 같이 갑시다아♡)
소화도 시킬겸 오락실에 갔다. 삼인용 게임을 시작으로, 펌프랑 농구까지!
마무리는 88포장마차. 자정부터 거리두기와 시간제한이 생겨서 그런가 평광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눈도 조금씩 내리고 바람도 불어서 추었는데 연말 분위기+활기가 있던 거리라 좋았다.
내 년에도 만나요 보노보노와 너굴이.
5. 토요일
목공 수업하러 가는 길.
고양이가 찍어놓은 발자국이 귀엽다.
막바지 작업.
추워졌는데 날씨가 좋으면?
나가야지.
그렇게 시작된 드라이브.
목적지는 백길 해변! (리조트 공사가 한창이지만 바다를 보는데는 문제 없다)
한적한 바다 거닐기. 겨울 바다의 매력인가보다 깨끗하고 고요해.
단단하고 물렁한 모래에 발자국 도장 쾅쾅.
노을 보면서 돌아오기. 겨울의 아쉬움은 해가 빨리 진다는 것. 밤이 길-다.
저녁은 야드레 보쌈. 야드레는 여드레의 방언이라고 한다.
바로 먹는 음식은 맛있다.
셋째 주 일상 끝.
오랜만에 만둣국을 끓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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