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11월의 일상 4(feat. 제주도) 본문
11월 23일(수)
유달산 둘레길 산책, 가을의 빛이 가득하다.
저녁은 흰 목이 버섯 추가한 미역 떡국.
11월 24일(목)
드디어 에어프라이기가 도착했다. 작년 목공 수업 때 만든 서안을 요긴하게 쓰는 중. 전자레인지는 아래로, 에어프라이어는 위로 배치. 닭 요리, 야채 구이, 베이킹까지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지.
나나가 일하는 스몰액션과 살롱드그린 개업식에 방문했다. 번창하세요~!
슬로멜에 들러서 제주도 친구에게 줄 카라멜을 사고 다이소에 들러서 등산 준비물도 사서 집으로.
그 와중에 가게 안에서 홍감동님도 만났다. 가끔 만나는 지인은 소중하고 정겹다.
예전에 백록담 등반을 할 때 추웠던 기억 더하기 오랜만의 장거리 등산이라 걱정이 좀 됐다. 인터넷에 후기와 준비물을 검색하다가 스틱과 아이젠은 넘기고 무릎 보호대와 발가락 양말은 챙겼다. 발가락이 자유자재로 움직여서 아주 편하다. 발가락 양말+등산 양말 조합으로 등반 예정.
자전거 타고 여객터미널로~ 등에는 통통한 백팩을 메고, 앞에는 쇼핑백 하나를 실었다.
상쾌한 밤공기. 터미널 가는 거 티 나나..?
마침 월드컵 하는 날이라 사람들이 티비 앞에 삼삼오오 모였다. 난 보지 않았지만 맥주는 마시고 싶었지 ㅎㅎㅎ배 타면 바로 자려고 일부러 밥도 든든히 먹었는데 과자의 유혹에서 완패,,
11월 25일(금)
이번 여행의 메인 한라산. (제주도 가기 전에는 한라산이 주요 일정이었는데 머물렀던 3일이 모두 좋았다) 날씨도 한몫했지. 정상에 오른 기억은 이번까지 포함하면 3번, 5년 만이다. 희한하게 함께 등반한 사람들 모두 안지 얼마되지 않은, 약간 낯선 지인이었다. 바로 전 등반에서 사라 오름의 기억이 좋아서 이번에도 다시 가고 싶었는데 관음사 코스의 풍경이 너무 멋있어서 관-관 코스로 하산했따. 탁 트인 풍경과 파란 하늘, 초록의 들판, 그리고 돌. 아름답고 멋진 풍경을 보며 행복했다. 약간 빠른 걸음으로 오르고 내려왔더니 하산 완료 시간이 한낮인 2시 30분이었다. 7시간 정도가 소요됐던 이번 등산. 덕분에 커피 한잔의 여유도 가질 수 있고, 고기도 먹고 정말 알차고 뿌듯했던 하루!
기억은 사라지지만 이번 여행은 왠지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구름다리 가고 싶었는데! 소원 달성~
풍경이 그냥 너무 멋있잖아,,,
많이 올라왔다~ 정상은 해발 1.950m
전에 봤던 모습이랑 비슷했다. 그때도 물이 없었지.
샐러드 김밥과 소고기 김밥, 진라면. 그래도 미지근할 줄 알았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많이 식어있었다. 음식이 생각보다 차고 바람 불고 기온이 낮아서 정상에서는 30분 정도 있었으려나...? 밥만 먹고 금방 내려왔다. 힘들게 올라왔는데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서 조금 아쉬웠다. 과정을 즐기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야. 그래서 더 관음사로 내려가고 싶었다. 멋진 풍경을 더 눈에 담고 싶었으니깐! 아주 강추합니다~ 글 쓰다보니 봄이나 여름에도 한번 올라가면 좋을 것 같다. 물 찬 모습도 보고 싶고, 따뜻한 계절이라면 정상에 더 머무를 수 있을 테니깐.
백록담의 일부분 찰칵.
하산 시작~
자연광으로 찍은 사진은 너무 잘 나온다. 그리고 그림자 색도 진해서 좋아~
전에도 이곳에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케 하는
계속 내려가도 끝이 안 보여요...
비슷한 평상을 또 보고, 잠시 누워서 쉬는데 하늘이 참 예쁘더라고.
앞서 가는 아저씨의 보폭을 따라 힘내서 신나게 내려왔다. 하산 완료 시간 여전히 낮, 2시 30분. 행복해~!
카페 앞의 동백꽃이 너무 예뻤다. 11월 말인데 여전히 가을이다.
융드립 커피와 귀여운 고양이.
저녁은 흑돼지. 체력을 많이 쓴 날은 고기를 먹어야 한다. 흑돼지 부위는 오겹살보다 목살이 더 맛있었다. 둘이서 3인분+공기밥+냉면까지 클리어. 내가 사랑하는 조합이지롱. 옛날 사라다도 맛있었다.
그리고 숙소로. 하루의 반을 같이 보냈는데 인지하지 못할만큼 자연스럽게 그리고 충만하게 보낸 하루였다. 내가 편한 사람이기 때문인지, 그가 편한 사람인지, 둘 다 무던한 성격 덕인지, 아무튼 좋았다. 나는 포용지수가 높은 사람일까? 어떤 부분에선 굉장히 예민하고 섬세하지만, 아무래도 좋은 수더분한 부분도 참 많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 소화시키는 시간 말이야.
11월 26일(토)
올해 다인실 게하를 이용할 일이 종종 있었다. 오랜만이였지, 그리고 깨달았다. 나같은 아침(일찍) 인간은 다인실을 쓰면 안 되는 걸. 제주도, 제천, 부산에서 다인실을 경험하고 이번엔 1인실을 예약했다. 세 번은 겪어봐야 아는 거니...? 다인실이든 1인실이든 제주도에 숙소가 많아서 그런지 가격도 조건도 합리적이다. 아주 만~족.
여행 계획 세우러 탐탐에 가는 우리들. 반가운 친구덜~
첫 목적지 한담해변.
그리고 친구들과 안-녕!
홀로 걷는 올레길 시작. 코스는 15(한담해변 시작)-16코스로 5시간을 걸었다.
시작 전에 채워주는 에너지~ 줄 서서 먹는 맛이 궁금했다. 포장 손님이 많아서 웨이팅은 10-15분 정도하고 기본 맛과 버터크림 맛을 구매했다.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었지만 아침에 이미 약간 빵과 커피를 마셨기에 속이 조금 느끼했다. 하지만 푹신푹신하고 부드러웠다. 다음엔 다른 맛도 먹어봐야지.
해를 가려줄 모자도 구매하고 진짜로 출발.
걷다 보니 예전에 왔던 봄날 커피도 발견했다. 핫 플레이스는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구나. 예전에 한라봉 주스를 마셨던 것 같은데.
바다 보며 걷고, 바람 맞으며 또 걷고, 숲도 올라갔다가, 동네 길로 들어가서 결국 도착한 목적지. 친구들이 있는 곳, 하지만 난 좀 지쳤어요. ㅎㅎㅎ
올레길 걸으며 찍은 사진.
제주도엔 선인장이 참 많다. 다양한 식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지.
이런 새만 보면 왜가리, 백로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이름은 모름. 가까이에 있었는데 주변에 쓰레기가 참 많아서 안타까웠다. 아무거나 집어 먹지 말길...
올레길 표지판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파도가 철-썩! 역시 바람이 많이 부는 곳.
구엄리 염전, 돌소금.
바닷길을 지나 동네로 넘어오면서 오랜만에 송미와 근황 토크를 했다. 그러고 보면 제주도 올 때마다 통화 한 번씩 한다? 5월 제주도에서도 그랬는데 말야. 아무튼 둘 다 잘 살고 있습니다.
점심 먹을 시간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친구들 끝나는 시간까지 도착하는 걸 계산하니 약간 빠듯. 강행군에 에너지 보충제가 되어준 랜디스 도넛과 바나나 한 송이. 사실 도넛을 먹어서 초반에 별로 배가 안 고팠다.
드디어 도착! 대견해 ㅎㅎㅎ
난 너무 지쳤고 친구들도 책방 참여하느라 휴식이 필요해서 함께 숙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저녁은 근처 식당에서 보말죽, 물회, 해물 뚝배기를 먹었다. 메인 음식도 좋았지만 단호박 샐러드 여러 번 리필해서 먹은 사람들ㅎㅎㅎ
근처 와인바에서 수다 떨며 마무리한 하루.
11월 27일(일)
민지와 아침 산책. 사진첩에 식물, 자연 사진이 많은 내게 정원사란 직업을 추천해줬다. 타인의 시선은 새롭고 재미있다.
지오디 팬이던 두 친구들과 그 시절 명곡을 들으며 김택화 미술관으로 향했다.
제주도 풍경 그림이 아름답던 곳, 건물도 멋지다. 다음엔 드로잉하러 와야지.
점심을 먹고 헌책방과 편집샵에 들러 소소하게 쇼핑도 했다. 왠지 사고 싶던 책과 꽃무늬 양말을 각각 사고 모두 행복해했다.
근처 함덕 해변에서 릴스도 찍고 산책 한 바퀴 하니 이젠 버스 타러 가야 할 시간...
11월 28일(월)
한라산에 올레길에 잠은 푹 못자고 아침엔 일찍 일어나니 몸이 많이 피곤하긴 하겠지. 입술에 잔뜩 염증이 생겼다 허허. 다행인 사실은 점심부터 쉴 수 있다는 거지.
점심은 근처 떡볶이 집에서 포장해 온 닭꼬치와 떡볶이.
저녁은 버섯탕. 몸 보신을 위해 건강식. 그리고 디톡스도 필요해. 버섯이랑 관련이 있는지는 나도 모름.
11월 29일(화)
점심은 칼국수를 끓여 먹었다. 수제비, 칼국수, 탕 요리가 어울리는 그런 날씨였다^^
건강검진 숙제를 하러 하당에 갔다. 겨울 옷을 입은 나무들. 정말 연말이 다가오는구나, 크리스마스가 금방이네.
볼일을 마치고 스타벅스에서 번역 과제를 이어서 했다. 엄마가 준 쿠폰으로 알차게 커피랑 케이크랑 간식까지 겟! 집중도 잘 되고 분위가가 마음에 들던 곳. 집에도 이렇게 따뜻하게 공간을 만들어 놓고 싶다..!
바람이 불고 추운 날씨였지만 오랜만에 노래방이 당겼다. 3곡만 부르고 가려고 했는데 마지막 곡을 기계가 먹어버려서 5곡 부르고 집으로~
저녁은 간단히 샐러드.
11월 30일(수)
올해 마지막 월말 정산. 11월의 키워드는 여행, 운동, 쇼핑. 예상외로 많이 돌아다니고 사람도 꽤나 만났다. 그리고 마지막 제주도 여행의 임팩트가 컸다. 마라톤도 하고 한라산도 다녀오고 등산도, 걷기도 많이한 달~ 블프 쇼핑으로 옷, 에프도 구매한 달. 서울, 광주, 제주도로 많이 왔다갔다 한 달. 행복했네 11월~
숙주베이컨볶음으로 마무리한 저녁.
12월도 따뜻하게 잘 보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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