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10월의 일상2 본문
- 10월 11일(화)
출근길
여행이 끝나고 나니 한 편의 영화가 더 있었던 기분이다
함께 다니는 여행은 즐겁다. 같은 걸 보고 다른 생각을 하고, 여러 감정을 공유하는. 혼자보단 둘, 둘보단 셋?
저녁은 고추참치볶음밥. 양파를 볶고, 고추 참치를 넣어서 좀 더 볶다가 밥을 섞고 마지막엔 치즈로 마무리한다. 대학생 밥가게 '치즈밥있슈'에서 자주 먹던 맛. 고추장, 케찹, 설탕을 조금씩 넣어서 그런가? 달달해서 더 맛있다.
요즘 보고 있는 장가행과 말투 복습.
- 10월 12일(수)
날씨가 좋아서 노적봉 산책.
저녁은 해물볶음우동과 논알콜 맥주. 에일은 내 스타일이 아냐~
- 10월 13일(목)
맑은 날엔 가만히 있기가 너무 어렵다.
카페 가는 길에 만난 담벼락의 강아지들. 사람 구경을 하는 건가ㅎㅎㅎ 그런데 표정은 너무 무심하고.
'카페 목화'는 처음인데 2층, 3층까지 있었다. 통창이라 좋다. 여름엔 많이 더울 것 같지만~
수다 좀 떨다가 코워킹 스페이스로 돌아간 뒤 바로 일등 바위에 올라갔다. 해가 질 시간이라 헐레벌떡 뛰어갔다. 멋진 풍경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20분만 오르면 이런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유달산이 그리고 목포가 좋다.
저녁은 오랜만에 라멘집 아저씨, 어쩌다보니 '동친' 모임이 되어서 술도 한잔 했다. 편안한 동네와 친구들.
- 10월 14일(금)
과음은 아니었지만 맛있다고 마신 어제의 술(전통주)로 찌뿌둥하게 일어난, 하지만 금요일이라 기쁜!
오전에만 일을 하니까 확실히 부담이 적긴 하다. 그러니 시간을 잘 활용해서 살고 싶다.
저녁엔 약과 만들기 체험 하러 갔다. 요즘 핫하다는 '패스츄리 약과'. 반죽을 밀대로 밀고 접는 걸 반복하면 패스츄리 완성. 반죽이 단단해서 미는 힘이 많이 들어간다. 거의 선생님이 다 하시고 우리들은 틀로 찍거나 주물럭 거리며 모양 만들기, (잘 튀겨지라고)구멍 뚫기, 그리고 먹기 담당이었다. 튀기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그동안 우리는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연근칩과 누룽지 먹으면서 수다 떨고...
약과 클래스가 끝이 나고 한 분의 작업실로 자리를 옮겨서 차 마시면서 더 이야기를 나눴다. 숙박업을 운영하거나, 사금 캐기에 관심을 갖거나, 드럼 학원을 열 계획인 분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목포에 오래 거주하고 계신 분들도 계셔서 자연스레 과거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일본 사람들이 배수구를 잘 만들어 놓아서 홍수가 없다는 등...
주택을 지어서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날.
- 10월 15일(토)
기다리던 이불이 왔는데 사이즈를 잘못 샀다. 작을 줄 알았는데 조금 차이날 줄 알았지 이렇게 많이 남을 줄 몰랐지. 열 받는 일 없는 요즘 살짝 열이 올랐다. 처음 사는 것도 아니면서 너무 방심했다. 배개 커버 같이 안 산 것도 후회 중. 그래도 싱글이라 집에서 세탁기로 빨래가 가능하다. 혼자 자니까 크게 상관은 없다만 여전히 속상하고. 누군가는 바디 필로우를 하나 사서 옆에 놓으라는 조언도 해줬다. 하지만 그건 안 살 거야~
저녁 약속 가기 전에 둘레길을 걸었다. 맨투맨과 청바지 차림으로 천천히 걸었는데도 덥다. 낮엔 확실히 덥다. 속엔 반팔티를 입어서 다행.
벤치에 앉아 쉬면서 멍 때리니 좋구만. 더위도 금방 가신다. 가을이니까~
'이게 무슨 향일까?'의 출처는 '금목서'였다. 처음 맡았을 때는 '농도 짙은 인위적인 향'의 느낌이었는데, 시중에 나온 향제품에 익숙해져서 그런 생각을 했나보다. 이렇게 진하게 풍기는 향이 어색했기 때문에. 그만큼 향을 잘 만든다는 뜻이기도 하네. 골목을 걷다보면 대문마다 금목서가 한 그루씩 있다. 덕분에 많이 맡을 수 있는 거지.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로 수혈을 하면서 좀 쉬다가 민지와 항구 축제를 보러 갔다.
항구를 따라서 부스도 사람도 가득 찼다. 페스티벌 본다고 전주나 부산이나 서울로 가다가 걸어서 축제를 보러 오니 좋다. 뭐 있나 구경하다가 바다가 예뻐서 사진 좀 찍고 배고픈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대하구이를 먹고 싶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려도 주문을 안 받으시길래 결국 옆집에서 회를 포장했다. 한산한 곳을 찾다가 카세트 플레이어 루프탑에서 냠냠. 운치 있구만.
- 10월 16일(일)
오늘은 대망의 갈치 낚시 하러 가는 날이다. 멋 모르고 니트랑 청바지 입고 나왔다가 다행히 시간 여유가 생겨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었는데 정말 잘한 일이었다.
아침을 너무 많이 먹었는지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점심으로 타코를 야무지게 챙겨 먹었다.
설렘
선장님 찬스로 갈치를 낚았지만 어복이 따라주지는 않았다. 어렵진 않은 것 같은데 어려운? 미끼 먹튀를 당해서 슬펐다. 그런데 잡힌 갈치가 불쌍하면서도 은빛이 굉장히 아름다웠다.
집중하다 보면 시간은 금방 가는데 3시간이 딱 좋았다. 우린 2시-6시까지 낚시를 했는데 5시 넘으니 더 안 잡히고 체력도 고갈.. 계속 서 있고 저녁에 많이 추워져서 그렇긴 했는데 앉아 있고, 중간중간 음식 보충과 휴식을 취한다면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노을은 말해 뭐해~
아빠가 갈치 많이 잡으면 택배 보내라고 했는데 결국 사서 보냈지. 잘 회복하고 목포 오면 같이 낚시 하러 가요.
춥고 배고팠던 우리는 잔치국수와 해물 파전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박혜경 '고백' 진짜 좋아했는데...(지금도)
김장훈 '난 남자다' 같이 간 친구는 이 노래를 모른다고 했다. 친구지만 살짝 세대 차이 있는 사이 ^^...
- 10월 17일(월)
진짜 오늘 일어나는데 눈도 붓고 힘들었다. 낚시로 인한 체력 소모...
어제 졸린 눈을 부여잡고 장을 봤다. 쌀도 사고, 야채랑 등등으로 다시 냉장고가 채워졌지. 낫또를 비빔밥으로 도전해 보려고 무를 샀다. 가을 무라는데 왜 이렇게 쓴 거야? 설탕, 소금에 절였더니 좀 낫다. 뚝딱뚝딱 완성!
날이 추워지니 따뜻한 음식이 당긴다. 된장찌개 만들어서 저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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