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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는 식물 키우며 산다

Jay 2022. 12. 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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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관심사에 따라서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다. 이 책도 그랬다. 정원사, 가드닝에 작은 물음표를 가졌을 때 책이 눈앞에 있었다. 아주 작은 호기심, 스쳐 지나가는 궁금증. 얼마나 많은 것들이 내 삶에서 지나쳐갈까? 아직까지는 그 정도가 몇 초에서서 십몇 년까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 가드닝에 재능이 있는 사람을 초록엄지(그린썸;green thumb)라고 한다.
  • p26. 식물의 세계는 모르고 보면 정적이지만 알면 알수록 동적이며, 그걸 알고 보면 아주 작은 움직임도 쉽사리 눈에 띄어 그날그날 나만의 큰 이슈가 된다.

생명을 가진 것 중에 동적이지 않은 건 없겠지. 하지만 정적이라고 느끼는 건 보이는 것만 봐서 또는 관심의 차이인 것 같다. 뜬금없는 전개지만 어린 왕자가 생각나네, 장미, 여우 그리고...

어릴 때부터 자연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왜 그쪽으로 직업을 가질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을까? 아마 주입식 교육의 폐해ㅋㅋㅋㅋ 식물, 곤충, 채집, 탐험, 고고학 같은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면 어땠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물론 지금도 정말 하고자 한다면 할 수 있겠지만 뜬금없다고 생각되는 걸 바로 하기에 난 너무 생각이 많은 사람.

  • p94. 일반적으로 식물을 키우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로 '꽃을 보는 일'을 꼽는다. 하지만 나는 꽃을, 그리고 꽃을 감상하는 목적의 꽃식물을 기피해 왔다. 첫 번째 이유는 식물의 초록색을 훨씬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고, 두 번째는 개화란 너무 일시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꽃은 식물이 살아 있는 전체 기간에서 아주 짧은 시간만 볼 수 있는 것으로, 극단적인 경우 어떤 식물은 죽음을 앞두고 온 힘을 다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꽃을 피운 다음 운명한다. 그로 인해 그 화려한 순간이 내게 무의식적으로 '죽음'을 연상하게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종종 식물을 선물하거나 선물을 받았다. 예전에 이름 모른 노란 식물을 선물 받아 날마다 꽃이 얼마나 피어있는지 구경하는 재미에 빠졌었다. 이름 지어준 게 무색할 만큼 꽃이 질 때 즈음엔 관심도 미적지근해졌다. 식물이 무슨 죄가 있다고 지금 생각하니 미안하네. 어쩌면 그 식물이야말로 온 힘을 다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꽃을 피운 다음 운명할 운명이었을 것이라 합리화를 해본다. 누가 그랬다 자기 합리화가 자해보다 낫다고. 

 

  • 보스턴고사리, 넉줄고사리, 블루스타 고사리, 단추 고사리

작가는 고사리를 좋아한다. 이렇게 다양한 고사리 공류가 있는 줄은 몰랐네.

  • 서울대공원 식물원, 푸른 수목원(구로구), 천리포 수목원(태안), 만석공원(수원)

내년에는 식물원 구경도 많이 해야지.

 

집 안 유일한 식물인 버킨도 분갈이를 해줘야 한다. 흙이랑 재료를 다 준비해야 하니까 엄두가 안 나서 계속 미루고 있다. 동네 꽃집에 가서 문의를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니 식물을 몇 개 들여오고 싶다. 귀여운 다육이도 좋고, 고사리 종류도 좋고, 초록 초록하고 잘 자라는 식물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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