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섬] 외달도(w. 괜마 13기) 본문
가을이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쌀쌀하고 해는 강하게 내리쬔다.
두 달 만에 다시 가게 된 외달도. 월요일(25일) 이었는데 배에 사람이 제일 적었다.(외달도 방문 경험은 이번까지 총 세 번이다.) 그래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선장님이 직접 나와서 섬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러는 동안 인상이 푸근했던 선장님 친구분이 배를 운전하셨다.
- 선장님: "저기 하얀 거품을 일으키면서 오는 배가 홍도 쾌속선이에요."
"고하도 데크길 뱀 머리처럼 생긴 게 보이나요~"(기억나는 건 이것뿐...마스크 끼고 멀리 계셔서 잘 못들었다.)
그리고 다시 바통 터치하여 인상이 푸근한 선장님 친구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장좌도에 들어선다는 30층짜리 건물, 섬의 청년층 감소에 대한 이야기 등. 한참을 서서 이야기를 듣다가 바람도 세고 피곤해져서 안으로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
원래 자리 잡던 해변에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한옥 민박 부근의 파라솔 근처에서 짐을 풀고 점심을 먹었다.
의도치 않게 주민분 한 분이 반짝반짝 1번지에서 내 책을 가져와서 한 분 씩 돌려보는 중. 이렇게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라는 걸 문득 깨닫는다. 나의 사사로운 경험과 이야기가 담긴 책. 누군가 내 앞에서 내가 쓴 책을 읽는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는데, 글쎄 별다른 생각이 들진 않았다.(그저 여러 책 중에 내 책에 관심을 가져주어 고마웠다.) 아마 내용에 대해, 내 생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졌다면 모르겠지만 우린 다 처음 만났고 가벼운 분위기였기에, 서로를 잘 몰랐기에 그랬던 것 같다.
그림같은 풍경. 과 잠바를 입은 대학생 무리가 낚시를 하러 왔나보다.
해질무렵이 좋다. 외달도를 이미 두 번 와봤지만 첫 번째는 해안가쪽이 아닌 뒤 편의 산으로 돌고, 두 번째는 돗자리를 깔고 계속 누워있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데크길과 해안가 산책로를 걸었는데 이 길도 너무 좋았다.
날씨가 좋으니 노을도 최고였다.
해가 지고 밤이 왔다.
생각보다 금방 만난 외달도. 안녕, 이젠 정말 내년에나 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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