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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퇴고] 일이 힘들어서 쉬고 싶어요 이미 퇴사한 첫 번째 직장이지만 그날을 생각하면 어김없이 화가 난다. 분노의 대상은 그 상황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나일까, 상황을 만들고 사과하지 않은 그녀일까. 어쩌면 나는 아직 분노하는데 장본인에게는 별거 아닌 일이라 기억나지 않을 거라는 사실에 열이 받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직장을 다니면서 맡는 여러 업무 중 특별히 더 하기 싫은 일이 있다. 내게 그 일은 기획서 작성이었다. 연초가 되면 어김없이 많이 하는 작업이라 나도 프로젝트 하나를 맡아서 후배 한 명과 함께했다. 진행 상황 보고와 상사의 피드백이 필요했기 때문에 퇴근 전 그날의 작업물을 팀 내 단톡방에 공유했다. 마감 여유가 넉넉했지만 며칠 간 별다른 피드백도, 질문을 해도 되돌아오는 답변도 없었다. 제..
[퇴고] 그까짓 가방 아빠는 회사를 다니고 엄마는 오랜 기간 가정주부를 하셨다. 정확한 금액은 몰랐지만 버는 돈의 상당한 액수를 우리를 위해 사용한다는 것쯤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지만 학원은 절대 빠지지 않았고, 고가의 물건을 갖고 싶다고 조르는 아이가 아니었다. 가기 싫어도 가고, 갖고 싶어도 참는 그런 마음들이 스스로를 억제하고 절제하는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이 습관은 어떤 일을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 장점으로도, 웬만한 일은 참고 견디어 내며 흥청망청 돈을 쓰지 않는 내가 되는 동시에, 결핍으로 자리 잡았다. 눈앞에 놓인 선택을 할 때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중어중문학을 복수 전공하고 교환학생을 다녀온 뒤 외국 생활의 로망이 생겼다. 진로도 고민이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