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의 끄적이는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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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2021-2022 목포

7월 마지막 주의 일기

Jay 2021. 8. 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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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월 28일(수), 대망의 이사날

 

아침에 짐 옮기는 걸 친구들이 도와줬다. 가까운 거리지만 자잘한 짐들이 많아서 무더위에 차가 꼭 필요했는데 도움을 받아서 빠르게 짐을 옮길 수 있었다. 기본적인 가구들이 옵션 사항으로 있어서 나의 짐 정리만 하면 되었기에 비교적 빠르게 끝났다. 

정식으로 하는 첫 독립이다. 게다가 전입신고까지 완료해서 난 진정한 목포 시민이 되었다. 20대 초반에는 해외 살이를 꿈꾸다가, 서울로 돌아와서 첫 직장에서 만으로 5년을 근무하고, 그 다음 행선지가 목포라니 이게 바로 '알 수 없는 인생' 인가보다. 아무튼 난 1년 계약했으니까 잘 살거다. 이곳에서! 밥도 건강하게 잘 챙겨먹고 단단하고 알차게 그리고 나의 의지대로 살거다.

이사가 끝나고 저녁 약속이 있어 최근에 사귄 친구들을 만나러 평화광장으로 갔다. 이 날의 일정은 영화보고-밥먹고-3곳의 장소에서 천천히 술 한 잔을 걸쳤다. 마지막 주 수요일에 진행하는 문화의 날 혜택은 정말 오랜만에 받아본다. 영화는 '재차의'를 봤다. 후보군이 몇 개 있었는데 내 입맛에 딱 맞는 영화는 없어서 선택 했는데 나쁘지 않았다. 딱히 추천은 아니지만 흥미롭게 봤다. 악마가 이기거나 새드엔딩을 싫어하는 나기에 결말이 '나쁜 사람은 업보가 따른다'는 내용으로 끝나서 악몽으로 남지는 않았다. 

영화 관람 후, 무슨 라운지 바에 가서 데낄라를 마셨다. 내가 잘 마시지 않는 종류의 술. 처음에는 온전히 마셔보고 그 다음은은 얼음을 타서 마셔보고, 진로토닉을 섞어서도 먹어봤는데 제일 먹을만 했던 건 온전히 마시고 레몬을 한 입 하는 것이었다. 도수가 높은 만큼? 숙취는 없다해서 마셨는데 그 다음에 맥주 몇 캔을 마시고 결국 다음날 숙취로 고생했다. 섞어 먹는 건 언제나 안 좋은 걸 다시 한 번 깨닫고, 이 날을 마지막으로 이번주는 3일 연속 술을 마셨기에 나머지 날들은 맥주도 마시지 않기로 다짐한다.(그리고 지킴!) 편의점에서 맥주랑 소주를 사서 결국 이사 첫 날에 집들이 아닌 집들이를 했는데 그들이 남기고 간 소주 4병과 캔맥주 2병은 여전히 냉장고에 있다. 

 

2. 7월 29일(목), 프로필 사진 찍기 + 목포문학, 너의 목소리가 들려

 

사진 작가 친구님께 프로필 사진 촬영 의뢰를 했다. 취업 준비를 할 당시 찍었던 증명사진을 마지막으로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진들 뿐이라 조금은 멋있는 사진을 남기고 싶기도 했고 현재의 나를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깔끔하게 흰 셔츠와 청바지를 챙겨입고 친구의 집 겸 스튜디오로 향했다. 어색함을 견디며 열심히 포즈를 취했다. 미소를 지어보기도 하고 무표정으로 한껏 멋을 내기도 하며 손을 사용하고 카메라를 소품으로 사용하며 찍었다. 아! 그러고보니 배경지를 2개를 골라놓고 한 개만 썼네? 이제서야 생각이 나다니.. 처음에 사진을 찍기 전에 회색과 다홍빛의 배경지를 골라놓았는데 거치대에 설치를 하고 테이프로 고정작업을 하면서 아주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래도 함께하는 사진 촬영 작업은 즐거웠다. 

작가님의 올해 목표 달성을 응원합니다.

 

오후의 프로필 사진 촬영이 끝나고 내가 찾아간 곳은 목포 문학예술관. 7월 초에 공고가 떴던 오디오 낭독 수업을 들으러 갔다. 목포 문학작가 중 한 명인 '김우진' 시인의 '청춘'을 낭독해서 지원서를 제출했었다. 최근 심해지는 코로나 때문에 취소가 되는 건 아닐지 걱정했는데 신청자가 많아서 진행이 되었다.

이 날은 OT날이라 이러한 수업을 하게 된 계기, 진행 방식(앞으로는 줌), 성우님의 낭독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들었다. 다양한 연령층의 수강생들이 모여있었고, 때로는 한 명씩 낭독을 하기도 했다. 목소리가 좋은 분들이 많았다. 수업에 열심히 참여해서 오디오북 낭독도 하나의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만큼 발전해야지.

 

3. 7월 30일(금), 열도의 강연

 

이 날은 월간 괜마 동기 열도의 강연이 있던 날이었다. 요 며칠 준비하느라 잠도 적게 자는 것 같더니만 전날은 밤을 꼬박 새웠단다. 역시 열정이 가득하다. 며칠 전에는 요트 필기 시험 내기로 밤을 새워 공부를 해서 합격을 하더니,,! 옆에서 동기부여의 힘을 보여주는 친구다. 그래서 이 날은 열도의 일일 매니저 역할을 했다. 강연 리허설도 듣고, 발표자료도 약간 수정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큐카드도 만들고. 발표 때는 동영상도 틀어주고, 콘솔 담당자로 일했다.(ㅋㅋㅋ)

강연은 총 3부였다. 열도의 강연, 열도의 고백, 열도의 진심. 

나는 우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 상황이 닥칠 때면 최대한 피하게 되는데 '2부: 열도의 고백'을 듣다가 울어버렸다. 편지 내용이 슬퍼서가 아니라, 고백을 하고 있는 열도의 마음이 느껴져서였나보다. 강연에 참석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진심을 전하는 강연을 많이 할 것만 같다. 이 친구가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테지만 나도 그 사람 중 한 명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가까이서 또는 멀리서도 계속 응원할게!

뒷풀이 시간에는 코옹코옹에 있는 음식들로 요리를 해서 먹고 마시며 잔잔하게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 날 핫했던게 컬러사주였다. 나도 이 단어는 처음 들어봤는데, 생년월일을 이야기하면 메인색 3가지와 보조색? 1가지, 그리고 에너지원?(나무, 물, 금, 흙, 불)을 말해주고 풀이를 해준다. 누군가 나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는 건 언제나 흥미롭다. 나는 옐로그린 2개랑 보조색 레드, 나무가 나왔다. 관찰력이 있고, 사랑을 주는 법도 받는 법도 알고 있고, 에너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올해, 내년, 내후년 잘 풀린다고! 좋은 이야기만 기억하기! 크크. 뭐 사주는 해석자가 풀이하기 나름이니깐. 결과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내 의지대로 사는거지. 난 계속 그렇게 살거다. 

 

 

4. 7월 31일(토), 뒹굴뒹굴, 유달산, 마무리는 반짝반짝 1번지 월말정산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다가 오랜만에 낮잠도 자고,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도 보고 6시가 다 되어서 유달산 이등바위로 향했다. 혼자살기 딱 좋은 나의 공간. 그런데 하루종일 있으면 답답하다. 나가면 덥고... 그래서 더위가 조금 수그러들길 바라면서 느즈막히 나가서 등산을 했다. 원래 삼등바위를 가보고 싶었지만 길을 찾지 못해 결국 이등바위로 다녀왔다. 유달산 등산은 쉽다고 생각해도 막상 올라가면 거친 숨을 쉬고 땀도 많이 흘린다. 다만 20-3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고 목포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낮이든 밤이든. 

 

그냥 집에 가기 아쉬울때면 반짝반짝 1번지로 향한다. 역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예상했던 2인이 있었다. 반가운 사람들,

집에가서 씼고 다시 반짝반짝으로 향했다. 이 날은 올림픽 축구, 야구, 배구전이 있던 날. 셋이 모여서 배구전을 함께 봤다. 팽팽한 접전이 있던 한일전이었지만 대한민국의 8강 진출로 끝이 났다. 역시 스포츠는 같이 봐야지 제 맛이지. 

5월에 함께 월말정산을 했던 멤버과 줌으로 만나 7월 월말정산을 진행했다.

7월도 참 재밌게 잘 살았다. 이 달의 키워드는 새로운 만남, 목포주민, 에너지 & 재미.

8월도 잘 부탁해 ★

 

민지님이 그려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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